연세대학교 흉부외과 교수로 정년 퇴임한 후
오로지 가톨릭 봉사활동과 그림 그리기에만 몰두하며 지내온 나의 친구 강면식 화백의
첫 개인전이
인사동 갤러리 가이아에서 열렸다
전시회 Title을 'Landscape'라고 붙였듯이
바다, 산, 하늘, 바위, 파도, 노을, 숲, 나무들을 그린 풍경화 연작展인
강화백의 강하고 굵은 붓터치의 시원한 작품들을 전시장에서 꼼꼼히 보면서 ..
인사동이 아무리 전시장소로서는..
잘 나가는 중견작가들이 전시를 기피하는 한물간 곳이 되었다 하더라도
강호의 수많은 고수들이 오고 가며 아무 말없이 보고 가는 인사동에서
벌거벗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첫 개인전을 연다고 해서
약간의 우려와 함께 참 용감하다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어제 전시회를 직접 본 소감은
충분히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할만하다는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이미 강화백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며
강화백의
잔재주를 무시한...
형태가 해체되기 직전의, 또는 형태가 완전히 해체된 그림들은.
마치
니콜라 드 스탈의 추상 표현주의적 그림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세잔이
평생 자신의 분노, 우울, 고독을 달래며 70여 점이나 그렸던
생트 빅투아루 산 그림들이
그림 윗부분의 산 형태를 가리고 아랫부분만 보면
이미 형태는 사라지고 색면만 남아있는 추상회화로 보이는 것 처럼
강화백의 작품들도
형태가 사라지기 직전의 색면 회화나
아예 형체는 사라지고 이미지만 남아있는 추상화로도 보인다
그러나
드 스탈이나 세잔과는 또 다른 강화백만의 힘차고 역동적인 그림들은
혼신의 힘을 다하여 자신의 氣를 불어넣은...
즉
그림속으로 자신을 던져
온몸으로 그린
'氣의 그림'들임을 뚜렷히 느낄 수가 있었다
또한
강화백의 이번 풍경화展은
그림은 어떤 대상을 선택하여 어떻게 그리든
그리는 사람의 내면의 생각들이 표현되는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나에게 형태와 색채, 윤곽은 목적을 달성하기위한 수단이며 작업을 위한 방편이지
그 자체로는 중요하지 않다' 라는 에드워드 호퍼의 말과
고갱의
'어짜피 모든 예술은 추상적이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리려 하지마라'는
말도 생각나게한 전시회였다
성공적인 첫 개인전을 축하하며
나의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너무 강하게만 그리기보다는 점차적으로...
인위적으로 힘을 뺀 것이 아니라... 저절로 힘이 빠진듯한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그림으로도
발전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은 밝히고 싶다
ㅡ감상평을 하는 사람의 '과찬'이나
감상평을 듣는 사람의 '과공'도 결례라고 하던데...
나의 친구 강화백은
의대 미술반과 연대 전체의 '연세 화우회'에서
그림동아리 활동을 반세기 동안 같이 했던 친구로서
축하의 말과 함께
작품들을 관람한 나의 느낌을 허심탄회하게 말한 것이니
가볍게 읽고 넘어가기를 바란다
ㅡ2017.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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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6
연세화우회 동문들과....
Schubert Die Winterreise No 5 Der Lindenbaum Fischer-Diesk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