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림일기

나의 '그림 그리기' 취미

J cash 2015. 10. 19. 10:05

 

 

 

 

쫓기듯 전시회 도록에 낼 그림 그리기를 마치고 

어제 성당에서 미사를 보며

오래간만에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내가 그림 그리기 취미와 가톨릭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복 받은 것인가.....

 

 

노인의학 전문가들은 어느 연령대이든 걷기속도가 빠를 수 록 비교적 오래 산다고 하였다

남들 보다 빠르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운동을 하여서 근력이 발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그림 그리기(손운동)도 빠를 수 록 오래 살 것 같지는 않지만....ㅎㅎ

육체적인 건강만이 아니라

뇌의 노화를 예방하고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손을 많이 움직이는 운동이 좋은데,  그중에서

그림 그리기 취미는  

자신이 느끼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거나 자신의 내적 감정을 표출하는 창조적인 활동이

뇌를 활성화해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자극함으로서

인지, 언어 기능 등을 향상시키고 스트레스를 저하시켜서 정신건강도움이 된다고 한다

즉  

그림 그리기는 단순 동작의 반복 같지만

손가락에 전달되는 붓터치의 촉감을 느끼며 정신을 집중하다 보면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긴장감이 줄어들며..

다소 성취감도 느끼면서 마음이 평온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 그림 그리기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은 것 같다

동네 문화센터에서 그림을 배우는 아주머니들도

대부분 매우 열성적이다

가르치는 선생의 스타일을 그대로 모방하거나

영혼이 없는 듯한 사실화풍의 재현에 그치는 수준도 많지마는

그들 중에는 젊었을 때 못한 것을 이루려는 듯

깊이 몰입하여 경지에 올라

소위 '전업작가'라고 불리는 대열에 오르는 사람들도 있다 

가끔 그리는 나는 도저히 그녀들의 수준을 따라 갈 수 가 없다

 

그러면 나는 왜 그리는가?

   

전에 블로그에 썼던 글

( http://blog.daum.net/chungks48/14 )을 요약해 본다

 

취미로 이발소풍의 유치한 그림을 그리지만,

시작하면 대여섯 시간, 아니 어느 땐 꼬박 밤을 새기도한다

그리는  대상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하여

색, 선, 형태에 집중하며 , 아마도 수만 번 이상의 붓질을 할 것이다

멍청한 표정으로 한 없이 붓질을 하는 나의 모습을

누가 옆에서 보면....아ㅡ 무아지경에 빠져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다.

'무아지경' ( 나를 잃는다...나를 잊는다...? ㅡ lose ... loose myelf ...? )

 

그러나

그리는 동안, 그리기에 몰입해 있으면서도..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지나간다

결국 평소에는 잊고 있던, 그림과 연관된 지난 일들이

그림을 그릴 때면  뚜렷한 영상으로 떠오른다는 것...

풀, 나무, 숲을 개념 없이 그리지만,

머릿속은 옛 추억에 대한 그리움을 그리고 있다는 것...

그러니까,

그리며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니까 그린다는 것...하하 말 되나 ?

내가 좋아하는 분의 블로그에 있는 글을 빌리면

나의 그림 그리기는 

'아마도 사라진 젊음에 대한 환상통(phantom pain)때문 일지도 모르겠다'는 것....( 2013.08.10 )

 

 

'취미'

전문적으로 하는 아니라 좋아 즐겨 하는 일을 말한다

'그림그리기 취미'도

평소에 즐기면서 꾸준히  그려야

실력도 향상되고 좋은 작품도 나올 텐데

아직도 먹고사는 일에 벗어나 편하게 살 형편이 못 돼서 그런지

매년 전시회를 코 앞에 두고서야 벼락치기로 그림을 그린다

그러니 '취미생활'이라기 보다는 그냥 '취미'라고 해야 맞다

내가 이처럼

취미로 그리는 나의 그림을 이발소 그림이라 하는 것은

결코 겸손하거나 자기 비하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화가로 활동하는 

naive arttist의 범주에 들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그림은 많이 본 편이고 명색이 '미술 블로그'를 표방하면서

미술의 지식도 제법 알고 있기에..

그리는 흉내나 내면서 취미로 개념 없이 그리는 나의 그림에서

잘 그려보려고 해도 ..기본 테크닉의 미숙함이 너무 뚜렷이 나타남을 잘 알기 때문이며

나의 그림이

어떠한  의미나 철학적인 사유, 이념적인 제시 등을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ㅡ이처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평소에 열심히 그리지도 않으면서

동아리 정기 전시회에 출품하는 것 자체도 부끄럽다

아마도 내가 그리는 그림 중 대부분(80 퍼센트 이상)이 뭉개버리고 없어지는데

그것은

그림 그리는 행위 자체를 즐긴다는 것은 아니고

눈은 높아서

손재주의 부족으로 제대로 표현 못하는 것을

스스로 받아 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ㅡ정말로 그림 그리는 재주 밖에 없는데 인정받지도 못하고

평생을 생활고에 시달리며 불운하게 삶을 마치는

이 시대의  "진짜 화가"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을 생각하면...마음이 아프다

 

남이 나의 그림을 이발소 그림이라 하더라도 전혀~개의치 않으며

오히려

이발소 그림이라 불리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실제로

나의 그림은 이발소 그림이니까.......

 

이발소의 그림은 유치한 소재의 격이 낮은 그림임은 당연하나

우리에게 ...고향, 추억, 가족, 이웃 등을 생각하게 하며

보는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고 편하게 해 준다고 생각한다

 

누가

"幼稚함은 진실과 통한다'고도하였던데...

( 나중에  나의 블로그에 '이발소 그림'에 대해서  posting 해 보려 한다 ) 

 

"이발소 그림은 우리 삶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이다

대중 그림의 통칭처럼 쓰이는 이발소그림은

'미술'의 존재이유를 가장 정직하게 담고 있다

원래 미술은 삶의 한 요소로,

생활에서 부여받은 자신의 기능에 의해 존재를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발소 그림은 이발소에 걸려있는 그림만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근세 이후 우리 대중미술역사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그림들을 일컫는 하나의 상징어이며

시대를 읽는 하나의 해석 코드다 "ㅡ일상속의 미술, 이발소 그림 ㅣ 박석우 지음 ㅣ 동연

 

 

 

 

2015. 10.19  아침 

Johnny Cash의 Help me를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