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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만난 현대미술, 대중 속으로 (헤럴드 경제 2016.5.4. 기사)

J cash 2016. 5. 5. 10:39

사진 한 장의 힘…‘인스타그램’ 만난 현대미술, 대중 속으로

2016-05-04 11:18 헤럴드 경제 /  김아미 기자


크리스티 현대미술책임자 브렛 고비
‘바스키아’ 회화 올려 경매 홍보활용
아트바젤 56만·소더비 25만 팔로워
한국 젊은미술관 ‘대림’ 팔로워 4만
국립현대미술관은 계정조차 없어



현대미술의 동향을 보려면? 정답은 인스타그램(Instagram)이다.

미술관, 갤러리, 경매회사, 디렉터, 컬렉터까지, 세계 미술계를 쥐락펴락하는 소위 ‘아트 파워(Art power)’들이 수십만에서 많게는 수백만 팔로워를 가진 ‘파워 인스타그래머’로 활약하며 현대미술의 동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을 팔로우하는 것만으로도 현재 어떤 미술 전시가 핫한지, 어떤 컬렉터가 어떤 작품을 샀는지, 심지어 어떤 디렉터가 어떤 작가를 만났는지까지도 알 수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술의 ‘자발적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브렛 고비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바스키아 작품 사진. [출처=브렛 고비 인스타그램]


2013년 9000만명 수준이던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2년새 4억명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인스타그램이 트위터, 페이스북을 넘어선 강력한 SNS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특히 젊은 SNS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 대거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

미술계 파워 인스타그래머들의 활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관객과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고, 적은 비용으로 훌륭한 홍보 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국내 미술계의 인스타그램 활용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세계 미술계 파워 인스타그래머는 누구=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Christie’s)를 이끄는 브렛 고비(Brett Gorvy)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 미셸 바스키아의 대형 회화(Untitled (Devil), 1982) 사진을 올렸다. 오는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록펠러플라자에서 열릴 크리스티 전후&현대미술 이브닝 세일(Postwar and contemporary art evening sale)에 나올 작품이다.

바스키아가 22살에 그린 이 작품의 추정가는 4000만달러. 글로벌 미술매체 아트뉴스(ArtNews)는 고비의 인스타그램 사진을 소개하며, 이 작품이 2013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4880만달러 낙찰되며 바스키아 작품 최고가를 세웠던 ‘Dustheads’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고비는 2만9400명(2일 기준)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 미술계 파워 인스타그래머다. 그가 올린 바스키아 작품 사진에는 1500개 이상의 ‘좋아요’가 붙었다. 몇일 뒤 고비의 인스타그램에는 바스키아 작품 앞에 선 올블랙 가죽 수트의 세계적인 건축가 피터 마리노(Peter marino) 사진도 올라왔다. 사진 몇 장만으로 사전 경매 홍보가 이뤄진 셈이다.

홍콩의 젊은 억만장자이자 아트 컬렉터인 애드리언 쳉(Adrian cheng) 뉴월드그룹 부회장은 3만2300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다. 고비보다 더 많은 숫자다. K11 파운데이션을 통해 중국 작가들을 후원하고 중국 미술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그는 자신의 개인 인스타그램에 미술품 컬렉션은 물론, 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꾸준히 업로드하며 팔로워들과 소통하고 있다.

세계 아트파워 톱4의 인스타그램 활용도는 주목할 만 하다. 2015년 아트리뷰(ArtRiview)의 ‘파워100’ 1위에 오른 하우저&워스(Hauser&Wirth)갤러리의 인스타그램 공식 팔로워는 13만명에 달한다. 2위인 중국 작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는 이보다 많은 22만5000명이다. 3위인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갤러리 공식 계정은 18만4000명, 4위인 영국 서펜타인갤러리 공동 디렉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는 12만7000명이다.

이 밖에도 크리스티는 17만5000명, 소더비는 25만6000명, 아트바젤은 56만1000명, 프리즈아트페어는 25만2000명, 가고시안갤러리은 42만7000명, 화이트큐브갤러리는 15만2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 미술계 인스타그램 활용도는=미국의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 팔로워는 무려 150만명이다. 페이스북 계정은 187만명이 훌쩍 넘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이 없다. 아직까지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공식 페이스북 계정 팔로워는 14만6600명. SNS를 비롯한 국립현대미술관의 디지털 마케팅은 주무관 1명이 전담으로 맡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올해 내에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열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미술계의 인스타그램 활용도는 저조하다. 국제갤러리(1110명), 갤러리현대(5888명), 가나아트(763명), 학고재갤러리(119명) 등 국내 주요 갤러리들의 SNS 활용도는 아직까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내 양대 경매회사인 서울옥션(902명)과 K옥션(832명)도 마찬가지다.

괄목할 만한 것은 대림미술관이다. 젊은 관객들과 소통을 중시하는 대림미술관은 일찌감치 인스타그램을 활용했고, 현재 3만82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공식 페이스북 팔로워도 12만6000명에 달한다.

파워 인스타그래머들의 특징은 인스타그램에 최적화된 사진을 올리고 검색이 잘 될 수 있도록 영문 해시태그(#)를 매우 꼼꼼하게 붙인다는 점이다. 전세계인을 상대로 유용한 홍보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단색화 등 한국미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시장 영역을 넓히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글로벌 홍보 마케팅 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8700명 가까이 팔로워를 보유한 서울시립미술관 인스타그램은 주로 한글 해시태그를 쓴다. 아직까진 ‘내수용’이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