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겉핥기로 읽다

길 잃은 구름ㅡ 앙드레 케르테츠

J cash 2017. 9. 7. 01:20





Lost Cloud 1937

Gelatin silver print    24.8 x 16.5 cm


윗 사진 작품은

얼마 전 성곡미술관에서 3개월간(2017.6.9~9.3)의 전시를 마친

드레 케르테츠의 사진전에서 본 작품들 중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사진의 우측  반을 차지하는 뉴욕의 거대한 록펠러 센터 빌딩의 외벽에

둥근 솜뭉치 같은 한 점의 구름이 부딪히는 것 처럼 보이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인데

태생적으로 영원할 수 없는 이 구름은 곧 바람에 날리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릴 것이다

작가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다음 해인 1937년도에 촬영하여

제목을  '길 잃은 구름( a lost cloud )이라고 붙였다

마치

이민온지 얼마 안된 낯선 미국 사회에서 느끼는 

작가의 소외감과 고립감등을 표현한 듯하다


그렇지만

제목이 관람자에게 선입견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無題'라는 제목을 붙인다고도 하고

작가의 인위적인 작품명에 의해 관람자의 감상의 방향이 정해지면 안 된다고 하던데....

이 작품도 제목이 

 '無題'이던가 ..아니면 

"다음 카페 메숲지다"의 회원 이름인  '게으른 구름(a lazy cloud )'이라

한 무리의 구름 집단에서 벗어난 솜 뭉텅이 같은

자유로운 작은 구름이

차가운 거대 도시의 빌딩 숲을 유유히, 게으르게 산보하고 있는 

평화로운 풍경사진 작품으로도 보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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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곡 미술관 앙드레 케르테츠 전시회 카탈로그에서 요약 >>


20세기의 영향력 있는 사진작가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앙드레 케르테츠( 1894~1985)는 70여 년의 오랜 활동기간 동안  

부다페스트, 파리, 뉴욕을 옮겨 다니며 작품 세계를 펼쳤고, 당시에 유행하는 사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마치 사진으로

일기를 쓰듯 솔직한 감성을 자유롭게 담았다

독학으로 사진을 익힌 케르테츠는 '내가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자신의 작업 원칙에 충실했으며

당시의 미술 사조나 그룹운동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다다, 초현실주의, 구성주의 같은 모더니즘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때로는 그들을 앞서 나가는 혁신적인 작업을 했다


그의 작품들은 헝가리(1912~1925), 파리(1925~1936), 뉴욕 시기(1936~1985)로 분류할 수 있다


ㅡ헝가리 시기에는

태어나 자란 부다페스트 전원의 목가적인 생활과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에 의한 작가의 감상주의적 성격이 짙게 묻어나는

이 시기에 추구했던 주제들은 형제들과 친구들 , 평생을 같이한 엘리자벳과의 일상이었고

자유로운 사고와 휴머니스트적 감성을 기반으로 한 그의 독창적인 예술세계의 전조를 알린다



Untitled (Children Reading), 1915


The Dancing Faun, 1919


Underwater Swimmer, Esztergom
1917
Gelatin silver print

수영하는 남자의 몸이 햇볓에 의해 변형되어 보이는 이 작품에서

이미  '왜곡'시리즈의 전조가 보인다는 해석도 있다



ㅡ파리 시기에는

다다와 초현실주의를 이끄는 선두 작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였으며

만 레이, 몬드리안, 브랑쿠시, 샤갈 등과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예술적 역량을 마음껏 펼쳤던 가장 번창했던 시기이다

1933년에는 여성의 누드를 뒤틀리게 표현한 왜곡( distortion) 시리즈를 시작하여 사진적 아방가르드의 주역이 되었다


satiric dancer 1926


Mondrian's Glasses and Pipe, Paris, 1926




Place de la Concorde
Paris, 1928
Gelatin silver print




Distortion n° 41
1933
[with André Kertész selportrait]
Gelatin silver print





ㅡ뉴욕 시기에는 예술적으로 ,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했다

거의 50년의 삶을 뉴욕에서 보냈지만 초기에는 Life지의 편집장 말처럼 '너무 말이 많은' 케르테츠의 사진은

미국의 신문이나 잡지의 대중적인 이미지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적은 수익, 연이은 실패, '왜곡 시리즈'에 대한 몰이해, 외국인으로서의 장벽 등이 그에게 우울증을 안겨주고 결국 1961년 은퇴를 하였다

케르테츠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처럼 시대적, 사회적 장면을 잡아내지는 않았고, 오히려 뉴욕의 황폐한 벽돌담, 그림자, 계단, 철골 구조물 등에 그의 멜랑콜리를 주입하였다

케르테츠의 예술성은 인생의 후반에 들어서야 높이 평가받기 시작하며 1964년 뉴욕 현대미술관 MoMA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개최되며

명성이 높아진다



Melancholic Tulip
New York, 1939
Gelatin silver print




Ballet, New York,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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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sabeth and Me 1933

1977년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의 개인전 직전에 엘리자벳이 암으로 먼저 사망하고

그녀에 대한 사랑을 담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다수 제작한다

케르테츠는 8년후 91세로 뉴욕 자신의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André Kertész, Meudon, 1928


윗 사진은 초현실주의 화가 데 기리코의

1913년 작품 '점쟁이의 보답'( The Soothsayer´s Recompense )과 유사하다

데 기리코의 그림에서 보이는 기차를 포착하기위하여

여러번 촬영한 것으로 여겨진다


De Chirico, The Soothsayer´s Recompense,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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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레이의 연인이었던 Kiki de Montparnasse, 1927 André Kertész

http://blog.daum.net/chungks4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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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및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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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 미술관 앙드레 케르테츠전 카탈로그

https://en.wikipedia.org/wiki/Andr%C3%A9_Kert%C3%A9sz

http://gasket-gallery.com/andre-kertesz-meudon-1928/

http://www.getty.edu/art/collection/objects/55746/andre-kertesz-the-lost-cloud-new-york-american-negative-1937-print-1970s/

https://www.icp.org/exhibitions/andr%C3%A9-kert%C3%A9sz

http://blog.daum.net/chungks48/258

포토그래피 바이블 ㅣ 나탈리 허시도르퍼 엮음 ㅣ 엄성수 옮김 ㅣ 시그마 프레스  p 227~228, 385

깊고 충실한 사진 강의 ㅣ 바바라 런던, 짐 스톤 지음 ㅣ 최재균 옮김 ㅣ PHOTONET p 20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