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림일기

기억의 흔적

J cash 2014. 8. 23. 22:59

 

 

 

 

 Memory's Stain 

기억의 흔적ㅡ 海霧  20호 P ,  캔바스에 아크릴

 

옅은 海霧속에서

기억의 흔적을.. 잔해를 찾아

닷가 

잡초 덤불이 낮게 깔린 

거친  언덕길을 올라간다

찬란한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인다

'기억의 흔적'은

멀리 수평선을 따라 한없이... 한없이 멀어지다가

하늘과 구름과 바다와 하나가 된다.

 

 

어제 밤 10시부터 오늘 새벽3시반까지 그린 그림이다

지난번 '자칭 Veneer  화파'라는 글에 올렸던 '갯벌'그림에서 시작됐지만

가보지도 않고 P의 블로그에서 본 흑백의 모노톤사진을 보며 그리려니

아무리 쪼물닥거려 봐도

갯벌의 맛을 살려내어 표현할 수 가 없다

 

P에게 갯벌의 색을 카톡으로 물어보니...

'ㅋ~ 그게 다 반짝여야해요

은빛으로..혹은 금빛으로...

빛의 농담과 두께도 있어보이던걸요

하늘은 빼고... '라고 답이 온다

흑백사진을 보며...

색은 사진을 찍은 사람의 표현을 듣고 그리다니...참 어처구니가 없다

현장주의를 고집하는 진짜 화가들이 들으면 '그림'을 모독하지말라는 말을 할 것같다

 

그러나 나는

'보는 사람이 무엇을 그렸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럴듯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면 된다'는 생각으로 

붓이 가는대로 그림을 그리며 즐기는 스타일이다

'아마추어화가'도 아닌 단순히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기 때문에

그동안 그림을 간간히 그리며

어떠한 시도를 해도 그것은 나의 자유...그림그리기에서 찾는

나만의 휴식, 나의 '신경안정제'라고 생각했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대상의 표현을 잘 하려 하지는 않았다

물론 내가 이렇게 그리는 것을 

P는 '쉽게 판별할 수 있는  구상으로 부터의 도피'라고

정확하게 꼬집었으나..하하 ...내가 좋아서 내가 이렇게 그리고 누구한테 줄 것도 아닌데

(물론 줘도 안가져가겠지만..) 

어떻겠는가~^^

 

처음 그리기 시작하여 거의 한달만에 이 그림을 오늘 끝냈다

갯벌은 완전히 사라지고

바닷가 절개지 언덕에서 멀리 바다를 바라보는 듯한 풍경으로 바꾸었다

하하 어딘가 이런 곳이 있겠지...

요즘 미국인상파화가 제임스 맥닐 휘슬러와

덴마크의 베르메르라 불리우는 빌헬름 함메르쇼이의 그림들을 찾아 보다 보니

그들의 그림을 흉내낸듯이 그려졌다

 

에드워드 호퍼가  

'나에게 형태와 색채,윤곽은

목적을 달성하기위한 수단이며 작업을 위한 방편이지

그 자체로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결국

그림은 어떤 대상을 선택하든,

그리는 사람의 내면의 생각들이 표현되는 것이라는 말로 해석하며

이 그림을 '상상'으로 그린 나자신을 합리화 해 본다

 

'진짜화가'들이 볼 때는 어처구니없는 이발소 그림이지만

이번 연세화우ob전시회에 나의 main 작품으로 출품하면서

이 그림을 그리는 동기를 제공한...

요즘 블로그문을 닫아서 뵙기 힘든... 

나의 사부님

P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