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림일기

초대의 글 ㅡ 그림에 정답이 있나요?

J cash 2014. 9. 3. 17:30

 

미술관 가는 길 /15 F 캔바스에 아크릴

 

기억의 흔적 / 20 P 캔바스에 아크릴

 

 

연세 화우 동문 전시회

2014.9.10~16  인사동 경인 미술관

 

 

 

 

그림에 무슨 정답이 있나요?

 

저는 그림그리기를 취미로 하지만

그것은 

살면서 복잡한 일들에서 도피하고 싶을 때

찾아가 편히 쉴 수 있는 저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리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같지만

색깔을 내며 붓질을 할때 저 혼자만이 느끼고 즐기는 쾌감이 있지요

잘 그리지 못하더라도.. 無我의 삼매경에 빠져

멍~하니 '멍상'에 잠겨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리는 저의 모습을

본다면...하하 왠 저능아가 무얼 하고 있나... 생각할 겁니다

이번 전시도 두 점만 내지만

많은 그림들이 뭉개지고

다른 그림의 밑바탕으로 사라졌어요

그렇다고 작품의 소멸과정도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현대미술을

어설프게 흉내내는 것은 아니구요 ㅎ

ㅡ 저는 그저 그리는 행위 자체를 즐긴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렸기 때문에 남이 볼 수 는 있고,

수십년 이어 오는 대학 동아리 모임의 정기전시회가 있으니까

의무적으로 작품을 출품하기도 하지만

그림그리기 시작한 지 40 여년이 넘었으나

그 기량은 초창기에 비해서 발전한 것이 없습니다

이 얘기는

저는 그림그리는 대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한 손재주의 연마에

게을렀다는 것이며

그림 그리는 기술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모임의 화우들에게도 자신의 그림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냥 

즐겁게 스트레스 받지말고 몰두하여 정성껏 그리자고 말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프로 화가들의 그림그리는 기술과

그들의 피나는 손재주의 연마를 폄하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구요

오히려 그들은...'진짜 화가'들은....

저의 숭배와 존경의 대상입니다

 

그림 좀 그린다는 사람들이

저의 그림을 보면 그림이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어떻다는 것인가요?

제가 그림그리는 행위를 즐기고 만족하면 되는 것이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하하

그런데

그림 좀 그린다는 사람들 중에는

바둑이나 장기두는 것을  옆에서 구경하는 구경꾼처럼

훈수를 두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한 사람들이 있더군요

승부를 겨루는 장기나 바둑은

물론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사람이 읽지 못하는 것을 볼 수 가 있지요

그러나 그림 그리기는

승부를 겨루는 것이 아니기도 하지만

그리는 사람의

내면의 분출하는 생각들이 그 사람의 취향대로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옆에서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것은 

아무리 그 의도가 좋더라도 신중해야 합니다

아무리 못 그리는 사람의 작품도

그 사람의 작품들은 다른 것들과 섞여 있는 여러 작품들 중에서

금방 골라 낼 수 가 있지요 

그 사람의 글씨체라는 것이있고, 그 사람만의 목소리가 있듯이

그 서람만의 그림이 있다는 것입니다ㅡ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서....

 

그래서

그림그리는 사람의 작품을

자신의 생각으로 비평하거나 훈수를 두는 것은

비록 그것이 좋은 의도에서

그림 그리는 사람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덕담수준을 벗어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누구든 보면 금방 알 수 있어요

전시회에 내는 사람도

자신의 작품이 잘 그려진 건 지, 못 그린 건 지는 알면서 내는 것 이니까요

그러니 그 표현을, 시시콜콜하게 구도와 원근법이 어떻고 색감이 어떻고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그림 그리는 사람에게는 대단한 실례를 범 하는 것일 수 도 있지요

아무리 저명한 인정받는 작가가 말하더라도.... 

 

이 글을 쓰는 것은

오늘 아주 진지한 충고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인데요

친하게 지내는 전업작가 분 한테서

저의 그림을 여기저기 고쳤으면 좋겠고...

'기억의 추억'이라는 그림은 출품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ㅡ 

하하 너무나 정확한 지적이지요

그분이야 물론 저를 생각해서 애정어린 말씀을 한 것이구요.

그러나

전시가 며칠 안 남아서 액자를 끼고 대기하고 있는 작품을

이 블로그에서 보고 

출품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하시니...

하하

그 분도  대단히 용감하고 솔직한 사람이지만ㅡ

이 번 전시회는

남한테 보이기 위한 전시라기보다

우리 화우동아리 졸업 멤버들의 만남의 축제이고

학예회 수준의 작품전일 뿐이니 

널리 이해해 달라고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끼리 즐거워하고 친목을 다지는 전시라면

싸고 한적한 회관이나 학교에서 하면되지 

굳이 인사동에서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그림은 어떻게 그려야한다는 정답은 없지만

그 분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제 그림이 걱정이 되서 

하신 말씀이겠지요...

 

그분 말이 맞기는 맞는데... 어떡할 것인가요

이미 도록도 나왔고....

그러니

저를 아는 분들이 

굳이 저의 그림을 보러 오실 필요는 없고

오래간만에 인사동 나들이 하시면서

얼굴이나 보며 빈대떡이나 만두를 드시려면

오셔도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으하하 헐~~하하

 

처음에 올린 글을

'초대의 글'이라서 존댓말로 고쳤습니다

초대의 글치고는 좀.. 이상하지요?

오시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다시

한번 더

으하하 헐~입니다....하하

 

(으하하 헐~은

제 후배가 카톡할 때

쑥스러우면 쓰는 말입니다 ㅡ)

 

 

 

작년 예술의 전당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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