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nny Saville의 자화상 Prop 1993
" Flesh is all things.
Ugly, beautiful, repulsive, compelling, anxious, neurotic, dead, alive. "
ㅡJenny Saville
인간의 몸은 미술의 영원한 주제이다
또한
현대사회는 젊고 날씬하고 건강해야만 된다는 체형의 매력적인 이미지가
욕망의 이상적인 대상으로 제시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즉
남녀를 막론하고 자신의 몸매관리가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의 척도라도 되는 듯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몸매관리를 위한 운동이나 다이엇트에 몰두하는 시대에
ㅡ주체할 수 없는 살덩어리( Flesh )들을 적나라하게 그린 그림들을 보며
누군가..조금이라도
'살집의 공포'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로워지고
'그래도 나 정도면 이 그림의 모델들에 비해 아직은 봐 줄만하다'고
위안을 받기를 바라며 이 글을 엮어 본다....ㅎ
제니 사빌( 1970~ )과 루시안 프로이드 (1922 – 2011)는
그림의 소재로 사람의 몸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많다
ㅡ유명한 싸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일찍 스타덤에 오른
yBa 제니 사빌의 인물 그림은
그 크기에서 관람자를 압도하며 전통의 누드 초상화를 새로운 방향으로 돌려 놓았다
고전적인 주제인 누드를 거대하고 엽기적인 살덩어리의 신체로 묘사하며
급진적일 만큼 독특하게 그리면서 화가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이처럼
제니 사빌은 고대 그리스의 이상이며 르네상스이후 서구 미술을 지배한
완벽한 몸만이 아름다움과 性的 매력이 있다는 전통적인 관념을 흔들어 놓으며
여성의 이상화된 아름다움의 개념을 해체시킨것이다
추상의 시대 또는 포스트모던시대에 꿋꿋이 구상적 인물화를 그림으로서
과거 수십년동안 가장 중요한 컨템포러리 구상회화작가로 평가받는
영국의 유명한 신표현주의화가 루시안 프로이드..
그의
감정을 배제하고
살덩어리를 냉정하게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들에 비해서ㅡ
제니 사빌의 그림들은
충격적이고 민망하며 역겹기까지한데...감상하기에 불편한
그녀의 그림이
예술적 표현에 있어서
절대적인 자유를 추구했다는 점에서는 포스트모던적이며 강렬하게 느껴진다
Nude 와 Naked Body의 어감의 차이를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ㅡ
루시안 프로이드나 제니 사빌의 살덩어리, 성기와 음모까지도 그린 그림들을 보며
당연한 말이지만 '관능' 또는 sexuality를 느낄 수 있는 Nude를 그린 것이 아니라
벗은 몸 Naked Body를 냉혹하게 그리는 화가들이라고 해석을 해 본다
나에게는
젊은 제니 사빌의 그림이 프로이드의 그림보다 규모면에서 더 압도적이고
공격적으로 느껴지는데
신체의 기괴한 과장된 변형이라는 점에서는
그녀 자신도 프로이드보다는
프랜시스 베이컨이나 미국의 추상표현주의화가인 윌렘 드 쿠닝의 영향을 더 받았다고 말한다
ㅡ현대미술은 이미 그림의 표면에 글자가 보이지 않을 뿐이지
문학이나 철학으로 넘어간 것이라고 쉽게 설명하는 사람도 있는데
제니 사빌과 루시안 프로이드의 거대한 고기덩어리 인물화를 보면서
관능과 섹슈얼리티가 과거 어느때보다 미술의 주된 주제가 된 시대에
왜 이런 그림을 그리는지...당혹감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마네가 한 말 중 내가 좋아하는 ㅡ "시각 대상으로서 감상하고 즐기는 것이 되어야지
주제가 된 사물이나 사건에 관한 얘기, 곧 미술외적인 문학적 요소를 더 중시하는 태도는 곤란하다"
즉 미술의 형식으로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을 생각하면서..
나의 호감도에 관계없이 선입견을 버리고
제니 사빌과
루시안 프로이드의
살덩어리 인체 그림들을 비교 감상하며 이해해보려 한다...
Naked Man, Back View, 1991–92 Lucian Freud
과도한 살덩어리의 인체 그림은 프로이드의 trademark이다
프로이드는 1980년대의 런던 클럽 거리의 공연예술가였던
이 그림의 모델 Leigh Bowery를 알게된 후 매우 흥분하여 시리즈로 여러점 그렸다
수년전만해도 브로드웨이 뮤지컬 Taboo의 주요 인물이었던 모델은
프로이드가 이 그림을 그릴때는 AIDS로 죽어가고 있었다
Closed Contact Series 1995~ Jenny Saville
제니 사빌이 사진작가 Glen Luchford와의 협업으로 1995년이후 제작한 작품들은
일상에서 볼 수 없는 매우 특이한 상황에서의 신체 모습들을 그린 작품이다
유리판에 자신의 몸을 누르고 밑에서 찍은 사진들을 연작으로 그린 ' Closed Contact'는
신체의 극단적인 변형에의해서도 美를 창조할 수 있다는 제니 사빌의 집착에 의한 작품들이다
성형외과에서 지방흡입술을 참관한 후 그녀는
‘우리가 고정되있다고 생각하는 신체의 경계는 변형,확장할 수 있다
이러한 살덩어리의 움직임, 유연성에 대해 나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개념적으로 지방질을
여성신체의 조화와 아름다움에 관여하는 여성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Saville’s painting, ‘Branded’
제니 사빌의 그림 ‘Branded’ 는 거대하게 과장된 몸매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놓은 일종의 자화상이다
거대한 여인의 살덩어리가 캔바스를 꽉 채우며 압도하고있다
차겁게 냉동된듯한 고기덩어리 색갈의 몸체에는
희미하게 “decorative” 또는 “delicate”.등의 단어들이 새겨져있다
그녀의 얼굴은 뒤로 제껴저 있고 한쪽 손은 분노에 찬듯? 뱃살을 꽉 잡고 있다
Jenny Saville. Hyphen, 1999. Oil on canvas, 108 x 144 in
Hyphen( 하이픈, 댓시, ㅡ, 연결부분)은
제니 사빌이 그녀의 자매와 함께있는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다
작품의 크기와 시선의 깊이, 감정이 교차되는 두 표정이 관람자의 눈길을 끄는 강렬한 작품이다
Fulcrum 1999 Jenny Saville.
지렛대받침( Fulcrum )이라는 제목의 거대한 살덩어리들이 뒤 엉켜 있는 이 그림은
미국의 패미니스트작가인 아래 Carolee Schneemann의 performance 작품이 연상된다
Carolee Schneeman, Meat Joy Performance, 1964
플럭서스, 네오 다다, 해프닝,Beat Generation등에서 활약한
캐롤리 슈니만 (1939~ )은
그녀의 신체를 이용해서 sexuality와 genders를 표현한 특이한 작가이다
Jenny Saville 'Plan'
지방흡입슬을 받기위한 표시선들이
등고선지도같이 긋어진 거대한 신체에 자신의 얼굴을 그렸다
제니 사빌은 신체의 거대함을 강조하기위하여
대상의 밑에서 위를 보는 시각에서 그림을 자주 그린다
Strategy (South Face/Front Face/North Face) Jenny Saville
1993/1994 274 x 640 cm 108 x 252''
여성의 육체적인 아름다움을 그려야한다는 고전적인 생각을 과감하게 떨쳐 버리고
과도하게 비만한 모델을 있는 그대로
폭이 6M가 넘는 거대한 화폭에 꽉 채워 그림으로서
관람자를 압도한다
Sleeping by the Lion Carpet (also known as Sue Tilley) - Lucian Freud 1996
"Benefits Supervisor Sleeping"1995
2008년 크리스티에서 $33.6 million이라는 그 당시 생존작가 최고가로 팔린 유명한 이 그림은
런던의 실업자 고용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Sue Tilley라는 모델을 거의 2년동안 그린 연작들중 한 작품이다
Benefits Supervisor Resting. 1994
Lucian Freud: Nude with Leg up, 1992.
언젠가 누가 "여성은 대개 알몸을 보며 관능을 느끼지는 않는것 같아요.
분위기가 무르 익은 뒤..마음이 넘어간 뒤....눈을 감을 때...
거기부터가 관능이 시작되지않을까..." 라고 했었는데...
Lucian Freud. Naked Portraits.
지그문트 프로이드의 손자인 루시안 프로이드는 모델의 살을 그리는데 자신의 연구를 집중하여
벗은 몸을 그린것일 뿐만 아니라
모델의 혼과 정신까지도 벌거벗겨 그렸다고 말한다
프로이드는 정신까지도 벌거벗긴 것(naked)을 의미하는 것이 ' Nude' 라는 표현을 했다
관람자는 프로이드에의해서
정신까지도 벌거벗겨진 무방비 상태의 모델의 몸과 마주친다
Naked Solicitor 2003 Lucian Freud.
Passage 2004 Jenny Saville 'Matrix' Jenny Saville
작품 Passage는 남성성기를 가지고 있는 여성을 그렸고
작품 Matrix는 여성적인 가슴과 음부를 가졌지만 수염이난 근육형의 남성의 얼굴이 관람자를 바라보는
포스트모던적인 누드그림이다
'Matrix'는 자신을 兩性(intersex) 이라고 밝힌 화가 Del LaGrace Volcano를 모델로 한 것이다
성적 자유가 확대되고 섹슈얼리티의 다양한 형태가 개방되면서
제니 사빌의 이런 그림처럼
동성애, 성차(gender)와 관련된 兩性신체의 그림들, 복장도착증,성적 도착증, 페티시..등에 관한 그림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페티시는 어떤 사람이 성적 오르가즘에 이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요소가 있을때, 그 요소가
아주 유별난 편에 속하는 경우를 말하는데..평범한 일반인들도 페티시 성향은 있다
제니 사빌은 "정상적인 남성성기와 가짜 실리콘유방을 하고 다니는 도착증이 있는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있었는데
그림소재로 일종의 이러한 Fetish적 소재를 찾고 있었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사빌의 인체그림은 단순히 살덩어리만을 그린 것은 아니고 신체의 심각한 상처를 암시하기도 한다
관람자는 이 상처가 스스로 자해한 것인지
비극적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것인지는 알 수 가 없다
Jenny Saville , Hybrid 1997
작품 Hybrid 는 피부가 제 자리에 맞지않게 접합된 조각누비이불처럼 보인다
사빌의 상처받은 신체그림은
정신의 상처와 현대인간의 존재위기를 암시한다고도 설명된다
제니 사빌과 루시안 프로이드의
침대위 두남녀를 그린 비슷한 그림
And the Bridegroom - Lucian Freud, 2001
Jenny Saville: Odalisque (2014)
이 그림에서 다른 커플을 같이 그린 것인지
한 커플의 다른 동작을 한 화면에 같이 그려넣은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Jenny Saville
Jenny Saville 2012
Jenny Saville. Self Portrait.
Lucian Freud with Zebra Head, circa 1943
Lucian Freud
Lucian Freud Self Portrait, Reflection 2002
"You've got to try to paint yourself as another person,"
'I've always wanted to create drama in my pictures, which is why I paint people.
It's people who have brought drama to pictures from the beginning.
The simplest human gestures tell stories.' ㅡLucian Freud
이 포스팅의 Topic과는 연관이 없지만
살덩어리 그림들을 보며 당혹해졌을 마음도 추스릴 겸...
루시안 프로이드가 그린 Contemporary Realism적 극사실 작품을 소개한다
이 그림들을 보면 그의 화가로서의 기본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Two Plants by Lucian Freud 1977~80
Garden, Notting Hill Gate by Lucian Freud 1977
참고및 인용
1. 내가, 그림이 되다-루시안 프로이드의 초상화 ㅣ 마틴 게이퍼드 ㅣ 주은정 옮김 ㅣ design house
2. 테마 현대미술 노트 ㅣ 진 로버트슨, 크레이그 맥다니엘 ㅣ 문혜진 옮김 ㅣ두성북스
3. 서양미술의 섹슈얼리티 ㅣ 에드워드 루시-스미스 지음 ㅣ 이하림 역 ㅣ 시공사
4. 인생학교/ 섹스 ㅣ 알랭 드 보통 ㅣ 정미나 옮김 ㅣ 쌤 앤 파커스
5. 현대미술의 문맥읽기 ㅣ 강태희 지음 ㅣ 미진사
6. Contemporary Art Journal 2013 Vol 16
7.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 ㅣ 조영남 ㅣ 한길사
8. http://en.wikipedia.org/wiki/Jenny_Saville
9. http://www.saatchigallery.com/artists/jenny_saville.htm
12.http://www.wikiart.org/en/lucian-freud
13.http://www.npg.org.uk/freudsite/
14.http://www.wikiart.org/en/lucian-freud/and-the-bridegroom
15.http://blog.daum.net/chungks48/181
16.http://blog.daum.net/chungks48/62
17.http://blog.daum.net/chungks48/168
18.사진에 나타난 몸 ㅣ 존 퓰츠 지음 ㅣ 박주석 옮김 ㅣ 예경
<< 덛붙임 >>
나의 이번 윗 글을 읽고 지인께서
국립중앙도서관 독립출판전시회에서 본 사진들을 보내주며
yBa 제니 사빌과 세계적인 화가 루시안 프로이드의 위에 실린 그림들과 비교해서
어떤 느낌이냐 ? 고 물어본다
체중을 2.5배나 불리고 인기 빅사이즈 패션 모델로 성공한
Velvet D'Amour 라는 모델이라 한다
글쎄....@$#???
"살덩어리..."라는 윗글의 제목과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체중 불리기 전과 후 ( 53 kg ㅡ> 136 kg )
Velvet D'Amour( 19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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