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비타민 스테이션 한가람 제7 미술관
나의 친구 김무현 화백이
'예술의 전당' 작가 스튜디오展의 2016년 출품작가로 선정되어
어제부터 3월 23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제 7 전시실에서 개인전을 하고 있다
얼마 전 나의 블로그에 '해리 리버만과 김무현 화백'이라는 글을 썼었는데
벌써 2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당시 성공한 섬유 사업가의 삶을 정리하고, 늦깎이 화가의 길에 들어선 김화백이
화가로서의 기술적인 사실주의적 표현의 습작 시기를 보내고
새롭게 자신의 화풍을 만들고자 하는 고뇌를 표현했었는데....
ㅡ이번 전시를 보니...
2년여 사이에 드디어 화가로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서
놀라운 수준의 개성적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 김무현 화백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ㅡ어느날 빛이 찾아와 내손을 끌었다
너무나 눈이 부셔서 더듬거리며 도착한 곳은 색의 덩어리들이 쌓여있는 광야였다
이 색의 덩어리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concert의 무대를 꾸미고 있었다
ㅡ나는 빛의 진실을 그리고 싶다
눈을 감고 있어도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는 이 오묘하고 아름다운 색들의 하모니를....
그리고 때로는 격렬한 충동을 일으켜 나의 고요한 캔버스가 폭발할 것 같은 부조화까지도....
세상의 물질만으로는 그릴 수 없는 아름다운 색의 진실을....
와인 잔 oil on canvas 163x97 cm 2015
커피 열매 oil on canvas 132 x163 cm 2016
미술이론가나 학자들은 어떻게 평할지 모르겠으나
내가 2년여 만에 본 김화백의 그림은
그동안의 사실주의적 재현의 경지를 벗어나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형상(figure)을 해체하여
'물체의 진실은 빛이며 빛의 진실은 색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추상적 세계로 확장해 나가는 빛과 색채의 harmony를 추구하고 있었다
특히 100호 정도의 큰 캔버스에 그린
'와인 잔'과 '커피 열매'라는 작품은
대상인 '와인 잔'과 '커피 열매'의 형상을 차용하였을 뿐
이미 빛과 색채의 거대한 추상적 표현의 세계로 들어가 있다
그럼으로써
작가가 궁극적으로 의도하는 물체의 진실인,
그 속에 빠져들어가 죽고 싶을 만큼,
너무나 아름다운 색의 덩어리로...들어갔음을 보여준다
마치
세잔의 그림 '생트 빅투아르 산' 을 볼 때
상단의 산의 형태를 의식하지 않으면
이미 그 그림은 형체가 해체된 추상화처럼 보이듯이
김화백의 두 그림 '와인 잔'과 '커피 열매'라는 작품도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면
형체의 흔적과 윤곽을 볼 수는 있으나
작품을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빛과 색채의 추상적 향연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김 작가의 시도는
담배 파이프를 그려놓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써 놓음으로써ㅡ상식적인 인식의 전환이나
기정 고정관념을 새롭게 생각하게 만드는 ..
또는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이미지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르네 마그리트'의 의도를 잠시.. 연상하게 만든다
즉
와인 잔, 커피 열매를 그렸지만
'이것은 와인 잔과 커피 열매가 아니고
나 자신의 내면의 인식, 물체의 진실인 빛과 색을 그린 것이다'라고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는 것...
몸짱 oil on canvas 54 x 65 cm 2014
김화백이 섬유사업을 할 때....
비쥬얼?이 좋아서 젊은 시절 직접 속 옷 모델을 했다던데..하하...
자신의 근사한 몸매를 그리워하며 그렸을 '몸짱'이라는 그림은
색채를 분리하고 강한 보색의 대비를 줌으로써
同時代(contemporary)의 Expressive,Figurative Abstract Paintings나
20세기 초 큐비즘에서 분리된,
화려하고 강렬한 빛과 색채를 특징으로 하는 orphism운동을 대표하는
작가 Robert Delaunay의 자화상을 보는 듯도 하다
Contemporary, Figurative Abstract Painting / Lissome by Helena Wierzbicki
Orphism / Robert Delaunay, 1905–06, Autoportrait
첫 손자를 그린 '먹보 손자'라는 그림은 8호 정도의 작은 그림이지만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도 보인다
먹보 손자 oil on canvas 34x 46 cm 2015
사랑하는 손주의 탐스럽고 복스러운 모습을 코믹하게 그린 이 그림은
그 어떤 것보다 귀한 재산을 손주에게 남겨주는 할아버지의 선물일톈데...
뒷 배경의 깊이 있는 색채의 조화는
마치 마크 로스코의 색면추상의 깊은 바닷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의 우 상단에 보이는 무지개 문양의 記號( logo)는
김 작가의 대부분의 작품 어디엔가 눈에 잘 띄지 않게 숨어 있다
몇 작품에서 보이는 무지개 문양
제임스 맥닐 휘슬러가 자신의 그림에, sign을 나비 그림으로 대신했는데
김 작가의 무지개 문양은
나에겐 ,
김 작가 안에 있는 또 다른 모습( another self )인 alter ego의 표시로 보인다
마치 예수가 나자렛에서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평소의 ...그러니까 도저히 이런 수준 높은 그림을 그릴 것 같지 않은
그냥 친구로서의 보통 사람이... 아닌,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힘과 意志'의 작가로서의 aother self가 있음을 나타내는
그 만의 記號( logo)라는 뜻이다...ㅎㅎ
예술의 전당 2 61 x 73 cm 2015
감나무 1 & 2 oil on canvas 117x 91 cm x2
탈출 oil on canvas 163 x 132 cm 2015
강남대로 oil on canvas 163 x 97 cm 2016
김화백 !!!
드디어 자신의 길을 찾아 중견작가로 도약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계속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성공적인 예당 스튜디오 작가전을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김 화백과 함께... 2016.3.11
http://blog.daum.net/chungks48/108
Debussy: Petite Suite (Piano Duet)
<덧붙임>
melanie의 질문 ㅡ작품 '탈출'에도 김화백의 무지개문양 signature가 있는지?
네~ 오늘 다시 가서 확인해보니 좌측 아래의 접시에 있군요....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것 처럼 크게...
2016.3.16
'전시,영화, 연극' 카테고리의 다른 글
Enjoy the Show (0) | 2016.04.22 |
---|---|
5 to 7 (0) | 2016.04.15 |
2월 13일 토요일 오후 예술의 전당에서.... (0) | 2016.02.15 |
Khatia의 연주 ㅡ보는가? 듣는가? (0) | 2015.12.15 |
특이했던 전시회 오프닝행사 (0) | 2015.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