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특이한 개인전 오프닝식에 초대를 받았다
판화가 오순실작가의 개인전인데
갤러리 주인의 "이안재 친구들의 겨울여행"이라는 지역주민 초청 송년회를 같이 하는 모임이었다
연희동에 있는 '이안재(怡顔齋) 갤러리'는
고 황창배 화가의 미망인이 운영하는 화랑인데 ...怡顔齋의 뜻은 '얼굴이 편해지는 집'이라 한다
황창배 화가는 50중반인 10여년전 간암으로 갑자기 타계하셨다
동양화가로서는 국전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예술은 無法이다"라는 어록을 남기며 미술의 정형화된 틀을 깨트렸던 황작가는
한국화단에 돌풍을 일으키며 그림 애호가, 수집가들에게 잘 팔리는 인기작가였었고
개인적으로 나도 좋아하는 화가였는데
그 당시 화가로서의 절정기에 타계하셔서 안타깝게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미망인께서
곧 연희동 건물을 허물고 '황창배 기념관'을 짓는다고 한다
어제 모임은 장소의 제한으로 인하여 40여명의 적은 인원이 초대 받았지만
서대문구의 지역 유지들과 지역의원들,
어린이집 원장님들, 화장품가게 사장님, 은행지점장, 화랑 운영자 등 외에도
문화를 사랑하는 연희동 토박이 '보통 사람들'이 다수 참석하였는데
어찌보면 나와 나의 친구 '로기'는 인근 연세대동문 대표?로 초대받은 셈이다
그지역에 사는 50대의 통키타 가수 이동은의 노래,
오카리노 연주자 정숙경씨의 연주,
남도민요와 심청가를 부르는 신금자 씨와 국악 애호가들의 공연 등이 있었다
남도 민요팀이 '진도 아리랑'을 합창하며
즉흥적으로 가사를 지어서 부르는데...
'언니는 좋겠네~ 형부코가 커서 언니는 좋겠네~' 에 화답하는
'형부 코가 커도 실속은 없단다~".... 킥 킥 킥 ...
다들 낄낄 거리며 웃고 떠들며 흥에 겨워했다
즉흥적인 가사의 내용보다도
우리 민족의 한이 서려있는 구성진 노래로만 알고 있던 아리랑에
이런 흥겨운 운율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전시벽면에 걸려있는 오순실작가의 전통한국가구 그림연작들과
아주 잘 어울리는
흥겨운 한마당 놀이 잔치였고
사회를 보던 김정철씨의
" 금은 세가지가 있는데 ...황금, 소금 보다 더 소중한 것이 지금"이라는
한 마디 comment 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큰 돈을 들여서 주관하는 상업적인 블록버스터전시보다는
이처럼
돈이 안되는 문화사업에 자신이 좋아서
사재를 털어 주관하는
지역의 작은 문화행사를....
지역의 보통사람들이 참여하여 즐길 수 있도록....
지방자치 행정 단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문화선진국의 길로 나아가는 토대가
이런데서 부터 마련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쑥스럽게도 내가 쓴 글이 전시장입구에 붙어있다
http://blog.daum.net/chungks48/174
가운데가 오순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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