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의학상 수상자인 '에릭 캔델'이 예술과 무의식의 비밀에 대해서 쓴
'통찰의 시대' ( The Age of Insight )라는 700 page가 넘는 방대한 책은
첫 page에
구스타프 클림트의 1907년작 < 아델레 블로흐바우어 1>을
에스테 로더 화장품회사 창립자의 아들이며
뉴욕의 표현주의 작품 미술관인 Neue Galerie의 공동설립자인 Ronald Lauder가
2006년에 무려 1억3500만불에 구입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예술과 인문학과 과학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세계적인 뇌 과학자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한 저자 에릭 캔델은
"화가의 창의성은 어디에서 나오며,
그림을 보면서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리는 관람자의 창의성은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라는 질문을 통해
'과학과 인문학과 예술의 대화'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함을 독자들에게 입증하려 한다
이책의 번역자도 책제목의 '통찰 (insight)'이라는 단어를
저자 자신에게 붙여야 할 정도로 방대한 지식들을 꿰뚫는 에릭 캔델의 통찰력에
감탄을 한다
지난 겨울 2주간의 말레이지아 여행 중 이 책을 읽으며
'빈 1900'시대의 지식인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끈끈하게 얽힌
대표적인 장소 '주커칸들 살롱'의 이야기들...
클림트, 코코슈카, 에곤 쉴레등의 표현주의 미술 바탕에 깔려 있는
프로이드의 무의식의 세계,
그 당시 실험과 관찰을 토대로한 과학과 의학등이
이들의 그림에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등을 흥미진진하게 읽은 후
나의 화우 모임의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이곳 블로그에도 '표현주의로 비빔밥을 만들다'라는 글을 올렸었다
며칠전
코엑스 영화관에서 '우먼 인 골드'를 혼자 관람하였다
쇠퇴하는 합스부르크제국의 오스트리아는
1860년대에 이르러 중산층과 황제의 협상을 통해
절대봉건군주제에서 좀 더 민주적인 방향으로 개혁하며
빈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중 하나로 변모시키는데 성공한다
계몽된 중산층과 귀족사이의 정치적, 문화적 관계가 특징이 된 개혁조차들이 이루어 지면서
유대인 종교행사가 합법화되며 유대인에게 부과되는 특별세도 폐지됨으로서
전세계의 많은 유태인들이 빈에 거주지를 정하며
1890년에 이미 유태인이 빈 인구의 12%를 넘었고
1900년대에는 빈의 인구가 200만명에 이르렀다 한다
이 영화속의 명화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 1' 을 그린 클림트,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아델레의 조카인 마리아 알트만,
마리아 알트만과의 결혼식에서 슈베르트의 '물위에서 노래함( Auf dem Wasser zu singen )' 을
직접 부르는 멋진 오페라 가수인 신랑,
유명한 12음기법의 창시자인 작곡가 쉔베르크의 손자이며 알트만을 도와서 오스트리아정부로 부터
그림 환수를 성사시킨 풋내기 변호사 쉔베르크,
이 그림을 구입한 에스테 로더 화장품가문의 로날드 로더등이 모두 유태인이다
주제넘게도 '빈 1900시대'의 삶을 동경하는 나에게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전 독일에게 병합됐던 오스트리아의 유태인들이 겪었던 참상과
유태인 가족구성원들의 진한 '가족애'가
나의 가슴을 파고들며 감동을 줘서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참동안 자리에서 일어 설 수 없었다
ㅡ재산 몰수를 앞둔 마리아 알트만의 아버지가 거실에서
Ernest Bloch의 Prayer from Jewish Life....를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로 비통하게 연주하는 장면
ㅡ히틀러의 독일에 병합되기 불과 6주전에 멋진 오페라 가수와 결혼한 딸 마리아 알트만이
미국으로 떠날 때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Remember us....우리를 기억해 주렴.....
가족이 항상 함께 있음을..... '이라고 말하며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장면
ㅡ알트만이 클림트가 그린 아멜리 주커칸들( 주커칸들 살롱의 베르타의 동서)의
미완성초상화를 보며 어릴때를 생각하는 장면..
ㅡ빈의 밤 거리를 걷던 중에 우연히 그의 할아버지 아놀드 쉔베르크의 작품 '정화된 밤'이 공연되는
음악회장을 지나다가 이 공연장에 들려
('정화된 밤'은 '달빛아래를 걸으며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고 고백하는 여자를 받아들이는 한 남자의
순애보적인 사랑이야기'라던데....)
운명적으로 할아버지의 작품 공연을 관람하는 변호사 쉔베르그..
탄압받은 유대계 할아버지의 작품 공연을 보며 잃어버린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되찾기로 결심하는 장면....
등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나치에 의해 전 재산을 몰수당한 마리아 알트만 가족..
60년이 지나
어린시절, 자신을 극진히 사랑했던 큰 엄마 아델레의 모습이 그려진
클림트의 명화 '아델레 블로흐바우어 1'을 되 찾으려는 마리아 알트만과
그녀를 도운 변호사 쉔베르크의 치열한 법정투쟁 8년만에
드디어 이 그림을 포함하여 다섯점의 작품을 돌려 받는다
힘겹게 그림을 되찾은 후
그 옛날 살던 집을 둘러보며 가족들과의 행복했던 시간을 회상하는
마리아 알트만의 희한에 찬 표정으로... 영화는 끝난다
클림트의 원작(좌)과 이 영화를 위해 모사한 작품
Schubert / Hermann Prey, 1960s: Auf Dem Wasser Zu Singen
참고및 인용
통찰의 시대 ㅣ 에릭 캔델 ㅣ 이한음 옮김 ㅣ RHK
이충식의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그림속에 숨겨진 역사를 뒤바꾼 진실 <우먼 인 골드>
http://blog.daum.net/chungks48/181
https://en.wikipedia.org/wiki/Maria_Altmann
http://www.biography.com/news/woman-in-gold-maria-altmann-biography
https://en.wikipedia.org/wiki/Woman_in_Gold
https://en.wikipedia.org/wiki/Portrait_of_Adele_Bloch-Bauer_I
http://newyorkarts.net/2011/11/rape-europa-nazi-art-looting-restitution/
https://en.wikipedia.org/wiki/Neue_Galerie_New_York
'전시,영화, 연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벨라 바르가스와 프리다 칼로 (0) | 2015.08.27 |
---|---|
아..... 티나 모도티 (0) | 2015.08.22 |
빛의 날개위에ㅡ윤석범 개인전 (0) | 2015.06.05 |
"사랑, 그 이상의 사랑으로"ㅡ장혜숙 개인전 (0) | 2015.05.07 |
Mark Rothko 5. 전시회를 보고... (0) | 2015.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