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 화우동문 45주년 기념전이 내일 끝난다
40여년의 나이차이를 뛰어 넘어
50여명의 선후배동문들이 열심히 준비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우리나라 최고의 장소인 예술의 전당 갤러리 7에서 전시 하는 뜻 깊은 행사였다
프로작가 및 프로작가수준의 작품들도 있고, 기량이 다소 미흡한 작품들도 있었으나
모두들 공들여 준비하였기 때문에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의미가 없다
미술대학이 없는 연세대학에서 미술동아리활동을 하다가 화가의 길로 인생의 항로를 바꾼 동문들이
10여명이나 되고 그 중에는 국내 미디어아트,설치미술 또는 사진계를 리드하는 작가들도
배출하였다
재작년에 작고하신 권옥연화백은 자신이 미술교육을 정식으로 받았기 때문에 오히려 세계적인
대가가 되지 못했다는 말씀을 하시며 미술을 좋아하는 비전공자들을 격려하셨는데..
우리 화우회원들도
앞으로의 미술의 방향은 예술과 과학의 결합, 어떻게 그려야하는지 보다는 무엇을 왜 그리는지에 대한
주관적인 철학이 필요한 시대이므로
적성에 맞으면 과감하게 화가의 길을 선택하는 용기있는 후배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우리 화우회동문들이 더욱 결속되고
선후배들의 정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동아리회원 모두들 우리의 모임을 더 사랑하고 아끼며 자랑하고 싶은 마음들이 들었으므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다
훌륭한 장소에서 전시회를 함으로서, 지인들도 다른 곳에서 전시회를 할때 보다
많이 방문하였고, 일반인들도 놀랄정도로 많이 관람하였다
역시 전시장소가 중요함을 실감하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시당일 아침까지 출품을 포기하고 싶은 갈등도 많았으나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였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은 마음으로 3점을 출품하였다
어짜피 아마추어이고 나 자신의 테크닉의 한계를 인정하기 때문에
기량의 미숙함 때문에 출품을 망설인 것은 아니고ㅡ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이렇게 그려야한다는 관념의 틀,
자연의 풍경을 어떻게하든 자연과 가깝게 재현하고자하는 답답한 틀을 깨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전시회 준비를 통해
과연 미술이 나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가 , 내가 왜 그리는가를 되돌아 보게하였고,
그림을 좋아 하고
미술을 삶의 한 부분으로 생활화하며 살 수 있는 바탕이된
대학시절의
화우회 활동이 나에게는 큰 행운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동안 예술의 전당 다른 전시관에서
피카소의 판화,소묘, 도자기작품전이 있었는데,
전시장 벽면에 써있는
'나는 14세에 르네상스 대가들처럼 그릴 수 있었지만
아이들 같이 그리는 법을 배우는 데는 평생이 걸렸다'는 피카소의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
피카소의 천재성을 부러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천진난만한 자연스러움, 기교를 배제한 기교가 부러웠기 때문이다
다음 전시회 때는
소심A형처럼, 모범생처럼 곱게 만 그리려 하지말고
틀을 깨고 마음대로 그리고 싶다
화우회동문회원 모두에게 축배의 잔을 돌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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