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겉핥기로 읽다

Mark Rothko 3. 나의 Homage to Mark Rothko

J cash 2013. 12. 21. 04:03

 

 

 

 

 

 

 

1970년 2월 25일 추운 수요일 아침,

마크 로스코는 면도날로 팔을 긋고 피가 홍건한 채로 싱크대 옆  바닥에 쓰러져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부검 결과 칼날에 깊게 벤 상처외에

항우울제의 심각한 중독으로 고통받고 있었음이 밝혀졌다

로스코는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는 메모 하나 남기지 않았다

다음날 뉴욕의 일간지들은 모두 1 면 톱기사로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미술가로 알려진 추상표현주의의 선구자"의

비극적 자살을 다루었다

 

그러나 몇몇 친한 친구들에게 그의 죽음은 전혀 예상밖의 일은  아니었다

그는 이미 예술적 영감과 정열을 모두 상실한 듯 보였다

그의 마지막 작품들은 딱딱하고 어둡고 난해하며 ,

의기소침과 좌절감, 우울함, 외로움으로 가득 찬

로스코의 내적자아를 반영하고 있는 듯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로스코의 그림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경험을 한다

그는 뛰어난 자질, 영혼을 깨우는 힘, 사물에 대한  깊은 통찰력등으로

20세기 미국회화의 아버지라 불리우며

2차 세계대전 이후 모더니즘 미술의 가장 중요한 화가 중 한명으로 인정받는다

비평가들은

'색채를 통해 인간의 격정을 전달하고자 했던 반 고흐의 시도를 완성했다'라고 평가하고

'로스코의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마치 꿈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라고 썼다

헨리 무어는 로스코의 그림을 보고 나서,

'젊었을 적에 세잔, 피카소, 마티스 그리고 입체주의를 알게 된 이래로

현대미술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알게 해준 작가'라  말했고,

게르하르트 리히터

'같은 화가로서 너무나 충격적이고 진지하면서, 워홀의 그림처럼 거칠지 않다,

아주 성스럽게 느껴지는 동시에 장식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라고 평했다

 

로스코 그림의 색상을 시대별로 살펴보면

1950년대 중반 이전에는

짙은 파랑이나 녹색계열은 좀처럼 쓰지 않고 밝게 빛나는 적색, 황색 계열을 선호했다

이런 색상들은 감각적이어서 보는 사람을 황홀경에 빠지게 만들며

한낱 화가의 도구에 불과했던 색이

초월적 실체의 경험에 이르는 매개역할을 하게 되었다

1950년대 중반이후부터 말년에 이르기 까지는

점점 어두운 색상을 사용하게 되는데, 빨강, 노랑, 오렌지색 계열보다는

갈색과 회색, 짙은 파란색,검은 색을 즐겨 쓰기 시작하며

사실상 다가가기 어렵고 우울하며 더욱 신비로운 색채를 띠었다

 

그는 관람자가

그림속에 있는듯한 느낌을 갖도록 하고 싶어해서,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이상적인 거리가 45 cm라고 하며

그 거리에서 작품을 보면

색면 속으로 빨려드는 듯한 느낌을 받아

색면 내부의 움직임과 경계의 사라짐을 경험하게 되고,

불가해한 것에 대한 외경심을 갖게 될 것이며

인간 존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자유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Underground Fantasy 1940

 

45년에 걸친 마크 로스코의 활동시기는

리얼리즘시기(1924~1940), 초현실주의 시기(1940~1946),

과도기(1946~1949), 고전주의시기(1949~1970)로 나눌 수 있다

고전주의 시기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순수추상의

직사각형의 색면추상의 성숙기 회화를 말한다

음악이 감정을 표현하는 진정한 언어라고 보았던 니체의 영향을 받아

로스코는 미술이 음악이나 문학같은 표현력을 갖기를 원했다

 

 

이러한 그가   화가로 성공하여 엄청난 부와 명성을 쌓았음에도

자신이 이룩한  색면추상의 절정기에 죽음을 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무 메모도 남기지 않고 죽었기 때문에

음모설도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도 인기연예인들의 갑작스러운 자살의 배경에는

인기인들의 스트레스로 인한 항우울제의 남용으로 

충동적자살을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듯이

로스코도 자살충동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있는 장기간의 항우울제의 남용과 중독 때문이었는지...

 

로스코는 첫 아내 '이디스'와의 이혼 때문에 괴로워 했고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았는데

그의 지병인 동맥류와 고혈압으로 금주,금연을 권고 받았으나 

비꺽거리기 시작한 19세연하의  두번째 아내 '멜'과의 결혼생활이 

병 ,성 불능등으로 파탄 지경에 으르러

지나치게 술,담배에 의지하고 우울증이 심해졌기 때문인지...

 

사망하기 2년 전부터 휴스턴 예배당( Mark Rothko Chapel)작업을 하는 데,

어두운 색채 실험을 하며 신비주의적이고 세속과 절연되어 있는 벽화를 완성하기 위하여 

너무나 많은 정열을 쏟아 부은 나머지 그의 몸과 정신이 완전히 소진되고 말았기 때문인지...

 

로스코의 작품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으며,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갔으나

점점 더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며.. 

앤디 워홀, 로이 릭텐스타인등의 팝 아티스트들이 떠오르자

그들을 협잡꾼이자 젊은 기회주의자라 부르고

'이 젊은 작가들이 우리 모두를 죽이려는가?'하며 분노를 표시하며

불안한 심리상태로 약물에 의지하게되기 때문인지.... 

 

어려서 아버지의 결정으로 엄격한 유대교의 종교교육을 받고

7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뛰어난 성적으로 장학금을 받아 예일대학에 진학한ㅡ

매우 많은 교육을 받은 지식인이자 사상가이며

음악과 문학을 사랑했고, 니체의 철학,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신화에 심취했던 마크 로스코ㅡ

색을 흡수해 빛을 내는 듯한 색면추상이라는 새로운 미국화파를  완성하여 

죽기 1년전에 예일대학에서 명예미술박사학위를 수여 받았던 마크 로스코ㅡ

 

그의 죽음의 선택은

성격적으로는 예민하고 다소 신경질적이며 불안정하지만 항상 무언가 새로움을 추구했던 그가

20여년간 추구해오며 완성한 색면추상의 절정기에

오히려 새로움을 찾지못하고...작품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정신과 육체의 무력함이라는 로스코 자신의 절벽에 막혀

절망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해버리는...

치열하며, 처절한 작가정신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싶다

 

마크 로스코에게 경의를 표한다 ! 

l Pay Homage to Mark Rothko !

 

 

 

 

 

"I'm not an abstractionist.

 I'm not interested in the relationship of color or form or anything else.

I'm interested only in expressing basic human emotions;

tragedy, ecstasy, doom, and so on..."

 

 

참고  1. 마크 로스코 ㅣ 제이콥 발테슈바 지음 ㅣ 윤채영 옮김 ㅣ 마로니에 북스

        2. 현대미술 100점의 숨겨진 이야기 ㅣ 수지 하지 지음 ㅣ 하지은 옮김 ㅣ 마로니에 북스

        3. 현대미술에 관한 101가지 질문 ㅣ 주자나 파르치 지음 ㅣ 홍은정 옮김 ㅣ 경당

        4. 마크 로스코 ㅡ포트폴리오 ㅣ 마로니에 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