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이론을 초월하는 데 묘미가 있다"
1973.2.12
"미술은 철학도 미학도 아니다
하늘, 바다, 산, 바위처럼 있는 거다
꽃의 개념이 생기기 전,
꽃이란 이름이 있기 전을 생각해본다
막연한 추상일 뿐이다"
1973.10.8
"미학도 철학도 문학도 아니다
그저 그림일 뿐이다"
1974. 6. 28 김환기일기中
론도 1938 /일본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작품
등록 문화재 제 535호
피난열차 1951
산과 달 1950년대
매화와 항아리 1950년대
<< 파리 시대 ( 1956~63 ) >>
매화와 항아리 1957
영원의 노래 1957
<< 서울시대 (1959~63 ) >>
山月 1960
雲月 1963
<< 뉴욕시대 ( 1963~74 ) >>
15-VI-65 1965
VII-65 Serenity, 1965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ㅡ김광섭, <저녁에>, 1969
"내 작품은 공간의 세계란다
서울을 생각하며 오만가지 생각하며 찍어가는 점.
어쩌면 내 맘 속을 잘 말해주는 것일까?, 그렇다. 내 점의 세계....
나는 새로운 창을 하나 열어 주었는데
거기 새로운 세계는 안 보이는가 보다. 오호라...."
1970. 1. 8 김환기 일기中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970
ㅡ"김광섭시인의 '저녁에'를 읽다가 대단히 아름다운 구절이 나와
그림으로 그릴까 생각이 떠 올랐어요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구절을 읽고
한국을 떠나 있던 사이에 간절히 그리워진 친구들 생각을 했지요.
이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점 하나하나를 찍어서 그린 것인데,
나는 그리운 친구들을 연상하며 점을 그렸어요
물론 그중에는 7년 동안 세상를 떠난 친구들도 무척 많고요."ㅡ한국미술대상을 수상한 후
1971년 모습
우주 05-IV-71
'"우주를 그리자, 광활한 우주를,
언어가 달라도, 피부색이 달라도, 역사와 문화가 달라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우주의 언어를 그리자
그것이 김환기의 그림이다. 김환기의 언어다. 김환기의 이야기다"
14-III-72 / 1972
3-VII-1972
5-VI-72 #226, 1972
10만개의 점 1973
<< 김향안의 그림들 >>
파리의 풍경 1956
그림에 재능이 있는 김향안도
파리에서 아카데미 그랑드 쇼미에르에 등록하고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마음에 안 차 뭉개버리곤 했는데
습작 '파리풍경'은 자신들의 파리시절을 기억하게 해줄 역사의 한 토막이라고 생각해 보관했다
분홍빛 땅 1990~91 Poppy Field, 1986
1956 년/ Paris
김향안이 그린 김환기 / 김환기가 그린 김향안 (연대 미상)
김환기 전기( 이충렬 지음 )에서
樹話김환기(1913~1974)와 김향안(1916~2004)의 만남에 관한 부분만 요약해본다ㅡ
1942년 김환기가 29세때 목포 앞바다 안좌도의 천석지주였던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김환기는 어머니의 반대에도 저당잡은 빚 문서와 땅 문서를 소작인들에게 돌려주고
19세때 집안에서 결혼시켜 딸 셋을 낳은 아내에게도 한 살림 떼어주고 이혼한다
'백석'과 친했던 일본인 시인 노리다케 가츠오의 소개로 변동림을 만난다
변동림은 그당시 '이상'과 사별하고 노리다케의 도움으로 총독부에 취직해 있었다
한때 문학가를 꿈꾸던 김환기는 아래와 같은 편지를 써서 변동림을 놀라게 했다
"보슬비가 내립니다.
새벽부터 보슬비가 나린답니다
이 비에 쑥 잎 알눈뜨고 할미꽃 정이 솟고, 보리밭 푸르러지면 노오란 나비 날 겝니다
봄은 강남에서 온다는데 그 강남이 어딘지..
아마 우리 섬이 강남이라면 서울의 봄도 우리 섬에서 보내드린 것입니다
1943년 3월 4 일, 환기 "
김환기의 열정적이고 감수성 넘치는 편지에 비하면 변동림은 그저 심심하다할 답장을 보낸다
가을이 다 갈 무렵
변동림은 이상과 사별하고 방황하다가 사리원의 소학교에서 교사생활할 때를
바탕으로 쓴 자전적소설 淨魂이 실린 잡지를 김환기에게 보낸다
김환기는 소실의 딸이었던 변동림이 이화여전을 다니면서
오빠의 친구인 이상을 만났고, 스무살의 어린나이에 가출하여
이상과 결혼하지만 곧 사별하고 교사생활을 하며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것을 읽고,
그러한 변동림이라면
세딸이 있는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줄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혼한 자신도, 사별한 그녀도 젊음이 감당하기 쉽지 않은 상처를 안고 살아왔지만
그녀라면 자신의 그림 활동을 이해하고,
자신도 그녀가 문학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뒷바침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김환기는 당장 경성으로 올라가 그녀를 만나야 할 것 처럼 벌떡 일어났다
김환기는 변동림을 만나 "저도 이제 사랑하는 여인과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1944년 5월 1 일 서른 한살의 김환기와 스물여덟의 변동림은 종로 YMCA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변동림은 결혼하면서 원래 김환기의 아호였던 鄕岸을 받아서 '김향안'으로 개명한다
부잣집의 외동아들로 부족함이 없이 자란 김환기에 비해
생활고를 겪으며 자란 변동림은
평생 남편의 조언자가 되었고, 김환기는 아내의 조언에 절대적으로 의지했다
김환기는 1952년에 쓴 山妻記에서
아내를 아래와같이 표현한다ㅡ
"아내는 내가 술을 마시든 게으름을 피우든 아무 소리가 없다
돈을 못 벌어오는 데도 아무 소리가 없다
먹을 것이 있든 없든 항상 명랑하고 깨끗하다...
아내는 소설을 쓰고 싶은 모양인데 나 때문에 쓰지 못하는 것을 나는 잘 안다
사는 게 하나에서 끝까지 아내가 움직여야 하니 소설을 써낼 재주는 없을 것이다
아내에게는 절박상태가 없다
입을 것 없어도 내일 아침거리가 없어도 잊은 듯이 잔다
뒷산에 대포알이 펑펑 쏟아져도, 이웃집이 무너지고 불이 붙는데도 태연함을 보였다
나는 산만한데 아내는 치밀하다
나는 생활에 있어서나 그림에 있어서나 아내의 비판을 정직하게 듣는다......"
아내에게 보낸 김환기의 편지 그림들
1955. 10. 27
1955 12. 20 1963~4
1963년 10월 김환기는 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 참가단 대표로 참석한 후 10월 20일 뉴욕에 도착한다
이국생활의 역경 속에서도 예술혼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1968년경부터 미국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뉴욕의 주요화랑들인 Gotham Book Mart 갤러리의 전시회때는 조지아 오키프도 극찬을 하였고
1971년 Poindexter 갤러리전시회때는
뉴욕타임스에 '이 시대 최고의 태피스트리(벽걸이)를 창조해냈다, 자신만의 방식과 시각으로
가장 매력적인 전시회를 열었다'는 평이 실린다
'10만개의 점'등의 작품을 출품한 1972년의 전시회에서는 '아트' 지에
'작품을 통해 영혼을 창조해낸다, 우주를 표현하는 놀라운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라는 평이 실린다
사실 국내작가중 세계적으로 알려진 화가들은 김환기, 백남준, 이우환정도인데..
김환기가 선구자라고 볼 수 있다
그의 큰 작품이 그당시 캐딜락 한대 값 정도로 팔리기 시작하며 도약할 즈음에
1974년 7월, 김환기는 목 디스크수술을 받는다
186cm의 장신이라 간호사들이 침대옆의 낙상보호장치 side rail을 내려놓고
움직이기 편하게 해준것이 사망의 원인이된다
수술 후 회복실로 옮겨지고 의식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침대에서 떨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의료사고로
두부손상에 의한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지 10여일 만에 사망한다
아, 김환기......
참고 1.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ㅣ 이충열 지음 ㅣ 유리창
2. 김환기, 영혼을 노래하다 ㅣ 환기재단 /환기 미술관
3. 김향안 추모전 / 영원의 노래 ㅣ 환기 미술관
4. 종이의 詩學/ 김환기 종이조형의 세계 ㅣ 환기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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