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그림들

비슷한 그림들 7. 르누아르와 피카소

J cash 2014. 1. 30. 00:43

 

 

 

르누아르/목욕하고 있는 여인 (유리디스)/1895~1900

 

 

피카소/ 발을 닦고 있는 나부/ 1921

 

 

 

"피카소가 1920년대에 시작했던 신고전주의 작품들의 출발점은

르누아르가 인상주의와 고전주의를 결합시켜

유토피아적인 과거를 재창조하려고 했던 작품들이었다

 

그 예로,

피카소의 1921년작 '발을 닦고 있는 나부'라는 작품은 

르누아르의 '유리디스'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앉아 있는 방향이 반대일 뿐, 두 여인은 몸에 천조각을 두르고 비슷한 포즈로 앉아 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작품속의 여인들이 절대적인 균형미를 추구했던

그리스 여인의 조각들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두 여인은

르누아르의 조각이나 그림의 전형적인 주인공들처럼 체구가 크고 풍만하다

뿐만 아니라 두 여인 모두 지중해적인 전원풍경을 배경으로 앉아 있다

물론 피카소가 그린 그림은

르누아르의 '유리디스'의 복제판이 아니며,

그가 르누아르의 작품을 보고 그린 '시슬레부부'보다도 베낀 정도가 덜하다

그리고 르누아르의 흐트러진 듯한 모습의 여인과는 달리,

피카소가 그린 고전적인 분위기의 여인은 얼굴에 화장기가 없고,

상당히 엄숙한 표정이며, 체격도 더 건장하다

풍성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르누아르의 작품과는달리,

피카소의 작품에는 배경이 최소한으로 생략되어 있고,

피카소가 그린 여인은 르누아르가 그린 여인보다 훨씬 접근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지나치게 건장한 몸매와 사색적이며 멜랑콜리한 분위기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당한 거리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처럼 피카소의 신고전주의 작품은

고전주의와 모더니즘사이에 다리를 놓으려고 했던 르누아르의 작품보다는

고전주의 색채가 약하다

Spinario

르누아르의 '유리디스'의 포즈는 고대 그리스의 조각 '스피나리오'에서 나온 것으로,

그녀의 근원이 고대 그리스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러나 말아서 올린 머리 모양과

발가스레 볼 연지를 바른 얼굴은 고대의  여성이 아니라,

동시대의 여성이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피카소는 훗날 이 작품을 구입해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가지고 있었을 만큼 소중하게 여겼다

 

피카소는 1920년대 초반의 신고전주의 작품에 대한 실마리를

르누아르의 작품에서 얻었던 것이다"

 

                            인용및 요약 ㅡ    피카소 만들기/ 모더니즘의 성공과 20세기 미술시장의 해부 

                                            ( 마이클 C. 피츠제럴드 지음 ㅣ 이혜원 옮김 ㅣ 다빈치 )

 

 

 

 

 시슬레 부부

 

                                         르누아르 / 1868                             피카소/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