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뒤샹이 거리를 걷다가 모나리자를 프린트한 싸구려 그림엽서 한 장을 사서
얼굴에 연필로 수염을 그려놓고 LHOOQ라고 적었는데
프랑스어 발음으로 '그녀의 엉덩이는 뜨겁다'라는 뜻이다
뒤샹 이후 달리, 재스퍼 존스, 워홀, 보테로등의 수많은 화가들이 모나리자를 패러디한다.
뒤샹은 1965년에는 수염을 지우고... '면도한 모나리자'라는 작품을 발표한다
평소에 글쓰는 습관은 없었지만
나의 블로그를 만들어 글을 올리다보니
글이란 것이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열흘 전 쯤
<블로그에서 만나는 '그녀'>라는 글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렸는데...
글을 지운후 찾아오는 상실감이 대단하다
블로그에 올린 글을 지우는 것은
화가가 자신의 그림을 액자에 넣어서 전시장에 걸어 놓았던 것을
없애는 것과 같다고 느껴지기 때문인가...
오늘 아침에도 나의 친구 騎士의 조선일보 블로그 글
'이것도 미술이냐, 사기치지말라'에 달았던 댓글중 일부를 지웠다
짧은 댓글이었지만...
현대미술 입문서에 있는 얄팍한 지식들을
아는체하며 올린것같아
너무 부끄럽고,
'짜장면을 좋아하냐, 짬뽕을 좋아하냐'정도의 견해의 차이일 뿐인것을..
글을 쓴 사람을 너무 몰아 붙힌 것같아 미안하기도 해서
글을 지웠는데...이것도 지우고 나니 아쉽다
아... 그렇구나...
글은 눈으로 보는 문자이지만
어떤 글이든, 써 놓은 글은
보는 사람의 머리와 가슴에 작용해서
마음에 들어와 박히는
살아있는 생명체..이러한 生物을 지웠으니
나의 마음에 상실감이 오는 것이겠지..
그러니
블로그 글을 읽으며 만들어진 '그녀'도 생명체인데..
현실의 그녀와 블로그 글을 통해 형성된 이미지로서의 '그녀'는
다른 사람이라는 나의 주장은
궤변이라는 말이 맞다...
'그녀'는 그녀다
騎士의 글 '이것도 미술이냐...'는
백남준의 '예술은 사기다'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마르셸 뒤샹의 '샘'이 사기인지,
현대미술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아주 좋은 글이었다
백남준의 '예술은 사기다'라는 말을
나는 현대미술의 기초가 되는 철학, 미학등의 인문학적 소양이
體化되지 않은
사이비 미술가들이
자신들의 performance나 작품등을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럴듯한 애매모호한 말로 포장하여
대중들을 당황하게하고 이해할 수 없게 만들어서
그야말로 현대미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벽을 쌓는 것을
경고하는 말로 해석하는데...
원래
백남준의 그 말은 1984년 굿모닝 미스터오웰을 성공시킨후 한 말이다
"Art is just fraud. You just have to do something nobody else has done before"
즉 "남이 하지 않았던 것을 하기만 하면 되니까 예술은 사기"라고
反語法적으로 말하여 파문을 일으켰다
뉴욕에서 백남준을 곁에서 지켜보고 존경하던 화가 강익중은
백남준의 TV브라운관 작품에ㅡ'史記를 읽느라 15년을 보냈으나 아직도 멀었다'는
문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사기'라는 말은 시대를 향하여 던지는
이중적해독이 가능한 화두라고 해석한다고 하였다
결국 백남준의 '사기'라는 말은
속임수라는 들어난 의미 밑에 깔려있는
그의 예술에 대한 치열한 추구, 진정성을
반어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런 의미에서
미술에 있어서 反美術을 주장했던 마르셸 뒤샹의
'샘'이라는 작품을
나의 친구 騎士가 그의 블로그에 '사기'라고 표현한것은 맞다
변기는 沙器로 되어 있으니까....하하
뒤샹이야말로 미술을
'보는 미술'에서 '생각하는 미술'의 시대로 바꾼
20세기의 가장 영향력이 있는 미술가임을 잘 아는 騎士께서
"이것도 미술이냐 사기치지말라'는 글을 올린 것은
백남준의 '예술은 사기'라는 말처럼
이중적인 해석이 가능한 反語法적 표현을 한 것일 테니까......
Fountain Marcel Duchamp
“I was interested in ideas, not in visual products.
I wanted to put painting again in the service of the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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