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기와 論하다

좋은 그림 !! ...나쁜 그림 ??

J cash 2014. 4. 24. 05:24

내가 잘 아는 분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께서

"하느님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창조하시고 인간에게 다스리라 하셨는데

추한 모습을 드러내고 자극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은

마치 하느님보다

말초 신경을 자극하여 인간의 탐욕을 부추기는 바알 신을 믿고

무녀들이 섹스로 제사지낸 우상숭배자의 행동과 같기때문에

유일한 하느님을 믿는 우리는

현대미술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원주의와 무책임한 현상을

멀리해야한다"는 설교를 듣고..

자신이 현대미술에 대해

꼴통으로 변하게 됐다고 말한다

 

매춘부나 상이군인, 전쟁의 상처등을 적나나하게 그린

오토 딕스(1891~1969)

외면하고 싶은 醜한 그림들,'Bad Painting ( 글 자체는 '나쁜 그림'이지만

미국에서는 신표현주의적인 그림들을 'Bad Painting' 이라고도 한다)'으로

분류할 수 도 있는 그림들을...

목사님 말씀처럼

과연 멀리해야할 그림인지...

미술관련 서적중 높이 평가하고 싶은 서경식 교수의 '고뇌의 원근법'을 참조하여

올려본다

 

조르즈네    잠자는 비너스  1508~1510

 

티치아노     우르비노의 비너스  1538

 

고야         벗은 마하    about 1800

 

마네               올랭피아   1863

 

오토 딕스           모피위의 여성 1932

"모피위의 여성은 아마도 매춘부일 것이다

약간 튀어나온 허탈한 눈, 얼마나 기가 막히게 대상을 표현하고 있는지.

이 유머는 신랄한 비평정신의 결집이다

16세기 베네치아의 거장 조르즈네의 잠자는 비너스나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로 부터

고야의 벗은 마하,

마네의 올랭피아를 거쳐 서양회화의 '누운 여성 나체'가 

마침네 여기까지 도달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여성신체에 대한 미화나 신비화는 찾아 볼 수 없다

그리스 조각과도 같은 나체를 이상으로 간주한 나치즘미학과는 상극인 셈이다"

ㅡ서경식의 '고뇌의 원근법' 156 page에서 요약

 

 

세계 1, 2 차 대전을 모두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쟁의 참상을 냉혹하다 싶을 정도로 생생하게 그려내 화단의 주목을 받은 
독일 출신 화가 오토 딕스(1891∼1969)
그에게는 전쟁과 죽음이 작품의 중요 모티브였다. 
그는 전쟁을 생생한 필치로 재현하여 추악하고 잔혹한 인간성을 기괴하게 드러내며 
전쟁의 광기를 묘사한다.
 

"그의 작품에는 인류가 스스로 만들어낸 지옥의 모습이 그려 있다. 
추한 진실을 직시하면서 

‘추’가 ‘미’로 승화되는 예술적 순간이 있다”고 서경식교수는 말한다.
  

Mealtime in the Trench 1924

 

Stormtroopers Advancing Under Gas, 1924

 

Wounded 1917

 

그의 작품은 전쟁 이후의 공포, 파괴, 절망, 혼란, 모순의 사회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
기존의 ‘미의식’ 즉 아름답고 예쁜 그림을 철저히 부정한다 
오토 딕스는 "전쟁이 끝나고 수년 동안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었는데, 
폭격으로 폐허가 된 집들 사이로 난 길을 포복을 하여 벗어나려 애쓰지만 
결국 그 길을 벗어나지 못하는 꿈이었다고 한다 
그는 "미술은 일종의 퇴마 행위이다. 그림은 자신 내면에 질서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다. 
내 안에는 엄청난 혼돈이 있다." 고 말한다

 
전쟁이라는 엄청난 외부 충격으로  인한  강렬한 심리적 반응을... 
전쟁의 참혹한 경험에 의한 비정상적인 심리적 반응인 트라우마를 경험하면서 
그 후유증으로 나타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그는 그림으로 표현하며 극복하려 한 것이다.
  
그의 그림은 나치에게 탄압받으며, 
허접스레기취급을 받으며 애국심을 모독한다고 비난받았다. 
그의 작품은 나치 정권의 ‘퇴폐미술전’에 내걸렸고 작품들이 압수당했다.  

 

Pimp and Girl 1923

 

Two Victims of Capitalism 1923

 

게오르그 그로츠(George Grosz, 1893–1959)와 함께

독일의 베를린 다다를 주도한 

오토 딕스의 독특한 화법은 

당시 사회의 현실을 악몽과 같은 모습으로 표현하였는데 
'포주와 여자들 Pimp and Girls', 
'자본주의의 두 희생물ㅡ매독진의 흔적이 보이는 기괴한 매춘부와 

얼굴에 전쟁의 상처가 있는 추한 퇴직군인을 그린 Two Victims of Capitalism' 같은 
대중들이 보기에 추하고 불편하여 외면하고 싶은 그림들을 신랄하게 그가 '보는 대로 그렸다'

ㅡ기존의 표현주의가  내적인 감정의 표현에 중점을 둔것에 비하여

ㅡ냉정하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물적인 대상을 파악하며
ㅡ추한 것을 꺼리지 않고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을 표현하는 
ㅡ신즉물주의(Neue Sachlichkeit, New Objectivity )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

 

 

Pragerstrasse

번화한 거리에서 구걸하는 상이군인 앞을 

지나가는 부자 상이군인...상점 쇼윈도우에는 의수, 의족이 보인다

 

Self-portrait with Nude Model 1923

Three Prostitutes on the Street   1925

Three Wenches 1926

오토 딕스는 창녀화가라 불리울 정도로 매춘부들을 많이 그렸다

 

 

Half Nude 1926

눈앞에서  남편이 살해당하고 딸이 강간당한 후

곧 자신도 강간당한 후 살해될 순간을 기다리며

포와 절망에 질린 여인의 모습같다


이 그림은 제 2차 세계대전때

소련군 병사들의 베를린제압시의 집단 강간사건을 다룬

영화  '독일, 파랗게 질린 어머니'(1980)를 연상시킨다

이 영화는 여성감독 헬마 샌더스어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하며

영화의 제목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다음 詩句에서 따온 것이다

"아 독일, 파랗게 질린 어머니여

너의 아들들은 어머니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

모든 민족 중에서 네가,

조소와 공포의 대상이 될 줄이야..... "

이 구절은

현재는 박물관인 오스트리아의 마우트하우젠 강제수용소의

구내 기념비에도 새겨져 있다

ㅡ서경식  '고뇌의 원근법' p148~150 참조

 

 

1924년에는 전쟁의 공포를 기록한 '전쟁 War'을 50점의 에칭으로 남겼으며
1927년 드레스덴 미술학교 교수로 임명되었으나 
그의 반군사적인 작품을 보고 격분한 나치 정권이 
그의 아카데미 가입을 취소시키고 전시회도 금지했다. 
1939년 아돌프 히틀러 암살 음모의 공범 혐의로 투옥되기도 한다 
1945년 53세의 나이에 의용군으로 징집되어 프랑스군의 포로가 되었다가 석방된다. 
딕스는 나중에 열심한 기독교신자는 아니었으나
'사울과 다윗 Saul and David'(1945)·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Crucifixion' (1946)등을  그렸다 
 

                                       The Crucification        The Transfiguration

 

오토 딕스의 "화가는 판단하지 않고 직시한다.

나의 모토는 '너의 눈을 믿어라 !'는 것이다"라는 말에서

선입관이나 가치판단, 기존의 이데올로기나 도덕률 등에 좌우되지 않고

자신의 눈만 믿고 대상과 마주하며, 대상과 격투하는 화가,

추악한 것에 대한 강도 높은 애증으로 자기의 길을 외롭게 가는 화가의 모습을 본다 

전쟁터에서 아낌없이 지옥을 보고 들은 그는

전쟁의 추악함을 격렬하게 고발하고

매춘부들과 구걸하는 상이군인의 비참한 모습, 퇴페적인 사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리며

국가권력의 독단과 자본주의의 무자비함을 단적으로 표현하였다

그의 그림은 확실히 추한 그림이지만

추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미술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그것을 통해 위안과 치유를 구하는 것은 확실히 미술의 가치중 하나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미술의 가치라고 판단한다면

오늘날의 위대한 작품이라고 인정하는 대다수의 작품들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

진실이 아무리 추하더라도 철저하게 직시하여 그려야한다

그것이 우리를 감동시킨다

거기에서 醜가 美로 승화하는 예술적 순간이 생긴다

이러한 힘으로 그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공유하고 있던 미의식을

과감하게 파괴하고

새로운 시대의 미의식을 개척하게 된다"

 

"오토 딕스의 예술은 전쟁의 잔혹함에 대한 증언이자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증언이며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저항의 증언이다"ㅡ 서경식의 '고뇌의 원근법"에서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