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수 작 '솔바람소리 들으며..'
<http://blog.daum.net/chungks48/15>
젊었을 때 마련한 서초동집의 작은 정원에
나의 친구인 블로그界의 '잉끼'글쟁이 騎士가 보내줘서
작년 초겨울에 심어논 튤립구근이
올 봄에 싹이 나오더니 지금은 열 댓송이가 만발하여 참 아름답다
사진을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며
"고맙네 로기( 로맨틱 기사 ), 튤립이 참 아름답다"고 하였더니
"꽃이 아름답지 추하냐?
현대미술가들은 그런 꽃 아름답지 않다고 할텐데 ㅎㅎ
뭐 철학적의미가 있어야지ㅡ그냥 피어 있는 꽃이 뭐가 아름다우냐고 할텐데..
다행이다 ㅋㅋㅋ
시비 걸어 봤다
시비는 즐거워 하하"라고 답글이 금방 온다
나도 즉시
"꽃은 아름답다ㅡ는 것이..
아름다움이 미술의 근본이라고 생각하는
자네와 같은 꼰대들의 고정된 미술의 개념이고
꽃이 누가 준 구근에서 나와서
어디에, 어떻게 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현대미술이다ㅡ하하"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즉시
" 그게 누가 준 구근이었으면 더
의미가 있었을 텐데 ㅎㅎㅎ 농담이다 삐치지 마라"고 답이온다
그래서
"너 말고 다른 누가 준 구근이라면 당연히 의미가 새롭겠지
아마 네가 준 튤립보다 한 두배반은 나를 더 혹하게 했을걸..
네가 준 튤립과 그 누가 준 튤립이
나의 마당에 똑같이 피어났다면...똑 같은 튤립 꽃이니
내 맘이 똑 같을까?..그냥 똑 같이 아름다울 뿐일까?..
로기 자네의 '그냥 아름답다'는 초딩 대답이고
나의 '왜 어떻게'는 중딩 대답이며
'이 꽃이 나에게 와 부딪히는 게 이게 뭐지'는 고딩 대답...
그 모든 것을 의미와 가치, 혹은 버무리며 새로운 존재로 바라보며 향하며...
시작과 과정과 결과를 전혀 다르게 접근하며
예측하는 것이 현대미술이다'라고 카톡을 보냈더니...
즉시 답이 안 온다
'어ㅡ 이상하다 ? J cash가 쓴 글같지 않게 잘 썼네..??
대충 보내면 안되겠다'라고 생각하며
단단히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하하
사실 로기가 마르셸 뒤샹의 1917년 '샘'이라는 작품은 詐欺이며
美術이 아닌 醜術로 생각한다며,
미술의 근본은 아름다움과 善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을
내가 현대미술 입문서에나 있는 얄팍한 지식으로 말꼬리를 잡듯이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더니...
오늘 내가 보낸 튤립꽃사진을 보고, 시비를 걸어온 것이다
로기나 나나 미술을 좋아하고
보통사람들보다는 미술에 대한 지식이 비교적 많겠지만
美學이나 美術史를 전문적으로는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깊이 있는 이론적인 논쟁보다는
미술에 대한 嗜好의 차이, 인식의 사소한 차이일 뿐인 것을
논리적으로 과장하고 비약하여 재미로 시비를 거는 것임을 서로 잘 알면서도
요즈음 학생들처럼 편을 갈라서 논쟁( debate )하는 학습을 안 받아서 인지....
다른 주장을 듣다보면 서로 약이 오르는 모양이다
지난번 나의 블로그글 '피카소와 뒤샹ㅡ그는 틀렸다'도 로기를 의식하고 올린 글이었는데
나는 뒤샹, 로기는 피카소의 편에서 미술을 논하였다 <http://blog.daum.net/chungks48/112>
현역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조영남도 '기쁨과 슬픔이 한 통속이듯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예술이다.
추한 것도 예술이다. 예술이 꼭 아름다울 필요는 없다.
그게 현대미술의 기본적인 바탕이다"라고 하였던데...
재일교포 평론가 서경식은 '고뇌의 원근법'이라는 책에서
'미의식은 예쁜 것을 좋아하는 의식이 아니다
무엇을 美라고 하고 무엇을 醜라고 판단하는 의식이다
자신이 무언가를 예쁘다고 느꼈을 때,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느끼는지를 생각해야한다
그러면, 우리의 미의식이 實은 역사적, 사회적으로 만들어져온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인간들이 삶의 고뇌로 가득할 때에는
그 고뇌가 미술에 투영되어야 마땅하다
추한 현실 속에서 발버둥치는 인간이 창작하는 미술은 추한 것이 당연하다' 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나는
동독출신의 바젤리츠 등의
'새로운 야만인'이라는 독일 신표현주의화가들의
'현실을 극한까지 인식하고 표현해 내는 힘'에 강한 감동을 받지만
아름답다는 느낌을 주는 작품은 발견하기 어렵다
생존작가시에 최고가를 받은 영국의 루시안 프로이드의 Benefits Supervisor Sleeping이라는 작품도
아름답다고 느껴질 수 가 없다
바젤리츠 The Brücke Chorus 1983
바젤리츠 Head in Tears 1986
"An object painted upside down is suitable for painting because it is unsuitable
as an object"ㅡ Georg Baselitz
루시안 프로이드 Benefits Supervisor Sleeping 1995
로기와 나 사이의 논쟁은 근본적으로 미술이 무엇을 다루어야하는 문제에서
단순히 美와 醜의 문제가 아니라
뒤샹으로 부터 시작된 개념미술의 의의에 대한 평가의 차이,
받아들임의 차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글을 이 정도에서 가볍게 끝내려는 지금 시간까지
로기로 부터 윗 카톡의 답글이 오지 않는다
많이 생각하는 모양이다
오기전에 빨리 끝내야 겠다 ...하하
어이 로기..!!
우리 실력이 뻔한데...
미술을 論하면 남들이
우리가 무슨 새로운 학설을 만드냐고 웃을테니
앞으로도 그냥..
미술을 弄하며 같이 가지고 놀도록 하지...?
2014.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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