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겉핥기로 읽다

주일 미사에 가기전에... 화가 강요배를 생각한다

J cash 2014. 5. 25. 10:09

 

 마파람  ( 南風 ) 1992

 

 

호남 사람들 말에 무식한 사람을 '개념 없는 놈'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은 유식한 척 한다는데...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어디선가 '개념미술'을 할 것이 아니라

'개념'있게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글도 본 것 같고..

사실 삶도 우스개소리로 '개념있게 살아야 한다'라고 말한다면

나는 개념없이 사는 편이다

 

주일에 빠지지 않고 미사에 참석은 하지만

믿음이 깊은 것도 아니고,

단지 '가정의 평화'?와 ( 집사람한테 떠 밀려서 나가는 적이 많다 ...)

미사보며 기도하고 성가를 부를 때 나에게 찾아오는

'마음의 평화'때문에 나가는 것이지,

종교적인 절대자의 힘을 개념있게 분석하며 성당에 나가는 것은 아니다

 

미사를 볼때도 신부님의 강론중 가장 싫은 것이

시국에 관한 정치성 말씀을 하실 때이다

(물론 지금 다니는 성당의 신부님은 아니지만....)

현실참여, 아픔,고통의 나눔, 민족, 민중, 공동체...이런 말들이

나에게는

신앙의 믿음까지도...

혼자서 조용히 생각하면 되지,

남에게 요란하게 공개적으로 나타 낼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성당 교우들간의 소공동체 모임도

신앙의 깊이를 성숙시키는 것이 아니고,

단지 카톨릭교회의 조직을 위하여, 성당의 할성화를 위하여 

교우들 간의  교류, 친목을 권하는 것이라면 

신앙을 위한 공동체가 아니라

옛날 시골 마을의 공동체적 삶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며

다소 부담스럽기까지하다

 

미술에 있어서도

얼마전에 나의 친구 騎士와 현대미술 논쟁을 하였는데...

나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고,  개념적인 미술들을 미술이 아니라고

부정하지 말아야하며 

추한 현실에서,

추한 현실을 표현할 수 밖에 없는 현실고발적인  醜한 작품들을

인정해야한다는 것이었지만...

 

나야말로

보기에 편하고, 아름다운 그림을...그러니까 거실에 걸어놓고

'실내환경미화용'으로 사용하기에 부담없는 그림들을

누구보다도 좋아하며....

'일년에 몇점 안 그리면서도  

항상 물감 냄새를 풍기고 다니는 꼴불견'의 아마추어로서

풀, 나무, 꽃, 구름등을 개념없이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한라산 그림앞의 강요배

 

 

 

 

 

 

 

 

 

 

강요배가 1992년에 그린

故 김용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이사장 

 

 

오늘 아침 주일미사 가기전에 

이렇게 길게 늘어 놓는 것은

나의 '개념없는'...편견과 선입관으로

우리나라의 민중민족미술 쪽 화가들의 작품들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그래도

그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제주의 화가 강요배( 1952~ )의ㅡ

문화운동의 상머슴이었던 故 김용태의 장례식장에서 찍힌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며...

"아직도 제주4.3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라는

그의 말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폭풍 칠 때,

바람 불 때,

어스름할 때

이게

진짜 제주도”라는 그의 말처럼,

4.3의 傷痕을 지닌 제주의  '바람'과 '습기'를...

'우울'한 색조로 '辛酸'하게 표현하여ㅡ

제주의 삶과 자연, 역사에 대한  사랑을

그 처럼 장대하게,

盡한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 재현한 작가는 없다

 

길위의 하늘 2011

 

서천 西天

 

풍천 風天  2010

 

황파 荒波  2002

 

붉은 바다 1991

 

산 꽃  1993

 

우레바람나무

 

제주 4 .3 사태의 전 과정을 그린 연작 '동백꽃 지다'중에서

잠녀(해녀)반일항쟁 1989

해방1990

인민위원회  1990

 

(같은 대학을 다니며, 같은 자취방을 썼던 절친한 사이인 만화가 박재동처럼

강요배의 소묘실력은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