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겉핥기로 읽다

푸근한 여체의 생명감 ㅡ조각가 고정수

J cash 2013. 8. 13. 12:58

 


 


 

 



나는 '볼륨의 예술'인 조각중에서,

돌 조각을 좋아한다

공장에서 기능공들을 데리고, 아이디어로만 작품을 제작하는 현대조각들 보다는

작가가 직접 망치나 정으로 돌을 수만번 쪼아내어,

작가의 흘린 땀과 예술혼이 진실하게 반영되는

돌 조각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한국 화강암, 청석 또는 대리석에 조각한 작품들을 바라보며

햇살이나 조명불빛에 비친

미세한 돌조각 '정'빨( 정으로 돌을 쪼아서 나타난 효과)의 음영을 느끼는 것은,

그 어떤 미술품의 감상보다도

아름다움이 주는 희열과 즐거움이 크다

'가까이, 더 가까이 보면서'ㅡ어느 땐 황홀감까지 경험한다  

 

조각가 고정수( 1947~ )는 

한국 돌조각의 오랜 전통을 계승한 전뢰진의 제자로서

화강암등의 돌조각뿐만 아니라, 브론즈, 테라코타등의 질감도 잘 살 려내는

우리나라 구상조각의 대가이다

그는 철두철미하게 여체만을 다루는 조각가다

허벅지, 엉덩이 부분은 터질듯 풍만한, 5~6등신의 오동통한 여체누드ㅡ

표정은 대부분 조용하고 사색적이다

삐적 마른 현대 여성 미인상하고는 거리가 멀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체형이 서구화 하여 늘씬한 8등신들도 많으나

대부분의 한국토종 여성들은 고정수의 건강한 누드를 보면

자신과 동일시되어 편안함을 느끼나 보다 ..ㅎ

 

 

"여체는 내게 모티브가 아니고, 내 제작행위의 생명이다

 여체는 끝이 안보이는 숙제이다

 인체를 해체하거나 비구상적으로 재현하기 보다는

 인간의 실제모습에 가장 비슷하게 재현하는 것을 추구한다

 

 내가 그리워 하는 여인상은

 메카니즘에 물든 마네킹 같은 허약한 현대의 여인상이아니다.

 하나같이 수더분하고 펑퍼짐한 6 등신의 여인네들이다

 외부적인 변화에도 끄덕 않고 일하며 출산하는 대지위에 우뚝 선

 모성의 상징적인 여인상,

 나아가 대자연의 에너지를 느끼게하는 건강한 여인상들이다 (1996.8)"  라고 작가는 말한다

 

미술평론가 김이순은

"작가의 작품이 한국적 여성상으로 사랑을 받는 것은

우리의 내면 깊숙히 자리잡은 '여성', '고향', '어머니'에대한 기대가

여전히 따뜻함, 푸근함에 자리를 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라고 하였다 

 

(위 첫 사진은 미술교과서에 실린1992년작 ㅡ솔바람소리 들으며..  60x 61x 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