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루엣' photo by 로기 2015.9.7
나의 친구 '로기( 로멘틱 騎士 )'가 작년 9월 6일 뇌졸증으로 쓰러진 후 만 1년이 되어
이제는
기적적으로 별 장애없이 일상생활을 할 정도로 회복되었다
삼성에 다니는 효자아들이 주선하여
아버지의 부활 1 주년 기념으로 2박 3일간 전 가족이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비행기 타기전에 공항로비에서
아들이 제 처자식과 어머니를 찍는 모습이 실루엣으로 나온 사진이다
< SDJ >
처음 볼땐 잘 몰랐는데 다시 보니 참 좋군요
우연이라하기엔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는 사진입니다
< 나 >
로기의 이 사진 '작품'이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한다는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작품보다 못할게 어딨나~
가족간의 사랑, 여행, 효도, 이 사진을 찍는 작가의 행복감..등등~
Henri Cartier-Bresson "Mexico, 1964"
'나는 평생 결정적인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ㅡ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1908~2004)
< 나 >
나는 로기의 사진작품 "실루엣'을 보며
빛과 공간의 만남을 그리는 정보영( 1973~ 홍대출신)작가가 생각난다
그녀의 작품을 수년전에 처음 볼때..뜨겠구나..생각했는데
ㅡ이제 국내외에서 고가에 잘 팔리는 주목받는 작가의 대열에 올랐지
그런데 로기의 이 작품 '실루엣'은 마치 정보영작가의 그림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정작가의 다소 딱딱한 느낌의 그림보다 훨씬 정감이 간다
특히 효자 아들이 가족의 사진을 찍는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여
사진을 찍는
로기의 행복감이 그대로 보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것 같아...
유화로 그려도 좋겠어
실루엣이니 인물그리는 것도 쉽고~
창밖의 비행기를 좀 더 잘보이게 그리고
그림의 제목은 'Just before boarding ~'
정보영, 2007년. Looking
정보영, 2007년. Still Looking
정보영, 2007년. Looking
정보영, 2008년. Disappearing
< SDJ >
정보영작가의 작품은 아마도 누구나 느꼈을 듯한
어느 한 순간 빛의 새로운 발견, 안온함, 평온의 표현이겠지만
적지않은 고뇌의 과정과 고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되네요
누구나 보는 흔한 소재를 새롭지만 오래된 기법으로 독창적인 세계로 표현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요
< 나 >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그린
함메르쇼이,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도 연상되는데..
그들에 비해서
극사실적인 정보영작가의 포토리얼리즘적인 그림은
나는 다소 딱딱하고 냉정하게 느껴지기도 해....
Vilhelm Hammershoi,
Sunbeams, or Sunshine dust motes dancing in the sunbeams, 1900
창문을 통해서 쏟아지는 빛으로
깊이감과 공간감을 표현하여 극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Edward Hopper / Sun in an empty room / 1963
제주 2015.9.8 photo by 로기
제주 2015.9.8 photo by 로기
< 기사 >
제주도는 참 아름다운 섬이다
아홉 이랑에 콩을 심지 않았어도
별들이 잉잉대지 않더라도
이니스프리가 아니어도
어디를 들러보아도 영이의 향기나는 곱슬머리칼같은 숲이 포근하게 둘러 싼 섬이다
특별하게 높은 곳도
특별하게 깊은 곳도
그저 고만 고만한 키로 , 무릎차이는 높이로
옹기종기 돌담 쌓은 올망종말한 밭들
구멍 뻥뻥난 검은 빵같은 바위들이 해변에 깔려
밟으면 푹신할 것 같은 정겨운 섬이다
쉬지않고 부딫는 파도도 그 부드러운 바위에 이끌려 오늘도 잊지않고 찾아오고
보기에는 그리 높지도 않고 험하지도 않아 보이는 한라산은
소리없이 웃으며 품어 안는다
어디를 만져도 푸른 풀물이 묻어나는 섬이여.......
2015.9.8 photo by 로기
<기사 >
중문 관광단지 KAOKAO에서 핏짜를 시켜놓고
맥주를 아들과 한컵씩 나누어 마시는데
'You call it Love' 가 흘러 나오고
제주의 밤은 깊어간다
종려나무 실루엣이 이국적이구나...
< 나 >
나의 친구 로기야
부활 일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작년 화우 미전을 바로 앞두고 네가 쓰러 졌을때
나의 허전함은 이루 말할 수 가 없었다
다행히 거의 완전히 회복되서 아들내외와 같이 어부인 모시고
제주여행을 하면서 5.16도로를 직접운전하여 한라산도 넘었다니
얼마나 대견하냐~
며칠전 청주시향의 정기연주회에서
첼로를 통해서 울음을 토해내는 김두민의 연주를 같이 들을 때..
자네의 딸이 악장으로서 객원지휘자와 악수하는 모습도 참 자랑스러웠다
후배 k 말대로
자네는 효자 아들복에..효녀 딸복에..부인복에...
반신불수 병에서 완전 회복한 복까지...참으로 복받은 행운아야....
아무쪼록 우리
건강하고, 겸손하고, 소박하게...
남은 인생 길을 같이 걷자......
photo from http://fortune.com/contentfrom/2016/4/1/round-the-world-trip/ntv_a/EgsCAwhEGAfxgFA/
you call it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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