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

후배 k의 사진

J cash 2015. 12. 8. 02:46

 

탄천 2015. 12. 7. photo by kkm

 

 

 

매일 아침 새벽 5시면

'오늘의 출근곡'이라고 하면서  클래식 음악을 해설과 같이 올려주는

부지런한 후배 k 가

삼성의 구조조정으로 며칠전 갑자기 임원에서 물러난 후

아마도

심난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집 근처 분당 탄천을 혼자 산책하며 올린 사진인 것 같다

 

나는 그 후배에게

" 오히려 잘 된 것 아니냐 ?

30여년간의 머슴생활을 성실히...

정말로

범생으로 성실하게 끝냈으니

이제는 마음 껏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감상, 사진촬영, 야생화관찰, 영화감상등을 하고

그림도 다시 그리며

지내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윗 사진을 보며

K에게 아래의 글을 보냈다

 

어이~ K

사진 ..정말 아름답다

ㅡ그래서 사진은 사실적이지가 않다

나는

직접 본 탄천이 이렇게 아름답다고 느낀적이 없다

 

이런 풍경을

우리 눈도 사진처럼

이렇게 보겠지만

우리의 뇌에서는

이렇게 인지(perception)되지 않아서

이런 풍경이 있다는걸 못 느낀다...는 말

 

"사진은 사실적이지 않다

하지만 진실하다"

독일 사진작가 Andreas Gursky 1956~

 

 

 

 

 

 

꽃마리 photo by kkm

 

 

kkm

 

카메라와 사람의 눈은 대상을 다르게 해석하는 것 같아요

사람의 눈은 사물을 연속적으로 인식하고 또 특별한 프레임 안에 가두지는 않아요

카메라 eye는 어느 순간을 기록하고 대개의 경우는 사각형안에 프레임을 고정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렌즈의 특성으로 인해 사람의 눈으로는 느낄 수 없는 것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길가의 작은 들꽃은

사실 사람의 눈으로 보았을 때는 너무 작아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무릎을 굽히고 고개를 낮추어 카메라의 눈으로 들여다 보면

정말 아름다운 세계가 그 안에 펼쳐지곤 하지요

제가 찍은 꽃마리라는 흔한 들꽃은 지름이 불과 2미리인데

너무 작아 눈에 잘 안띄기 때문에

막상 보더라도 예쁘다는 생각을 하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카메라는 세상의 어떤 꽃보다도 더 아름답게 표현하지요 !!!

또 그냥 평범한 풍경도 렌즈의 심도를 이용하여

몽환적인 경우도....사실적인 경우도... 나타내

심지어 긴 노출을 하면 시간의 흐름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그림과는 또 다른...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사진은 위대합니다

카메라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황홀한 세계가 있습니다

 

 

 

 

 탄천  2015.12.23  by kkm

 

........

.....

...

..

.

 

 

 

 

 

 

Caspar David Friedrich   /  Wanderer above the Sea of Fog / 1818



 

Evgeny Kissin - Schubert - Wander Fantasy in C major, D 760  


'이런 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번째 이정표를 지나며.....  (0) 2016.01.30
연세 화우회 동문 신년하례식  (0) 2016.01.22
Gloria Steinem  (0) 2015.11.18
풍수원 성당에서   (0) 2015.10.25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0) 201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