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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 ㅡ다시, 그림이다

J cash 2013. 9. 30. 21:31

 

 

 

데이비드 호크니(1937~ )는 영국 요크셔주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나 

화가가  무슨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음에도 

열한살의  어린 나이에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학교공부에는 관심이 없이

종이 위에 연필이나 물감, 붓, 목탄 등을 가지고 놀면서

처음부터 단단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는 소묘능력을 키우게 된다

그림을 그리고 보는 것이 즐거움을 준다는 것을 일찍부터 깨닳았던 그는

그림이 인간의 삶에 기본적인 것이라 주장하는

호모 픽토르( homo pictor )가 된 것이다

 

사진작가이기도한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계가 사진처럼 보인다고 여기지만,

그것이 놓치고 있는 약간의 차이 때문에 사진이 세계로 부터 크게 빗 나간다고

늘 생각했다 ㅡ바로 그 지점이 내가 찾고 있었던 바이다

사진은 감정이 배제되 충분한 표현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한다

 

 

 

 

이번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호크니전

캔바스 50개를 이어 붙인 멀티 캔바스회화로

2007년에 제작하여 영국 테이트미술관에 기증한 가로 12m, 세로 4.5m의

'와터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사진시대를 위한 모티브에 관한 회화'라는

다소 긴 제목의 작품 단 한 점이다

야외에서 캔바스에 그린 그림으로는 미술역사상 가장 큰 그림이다

 

 

수영장 시리즈중 A bigger flash ㅡ1967년작

 

 

1980년대 중반 피카소의 영향을 받은 입체주의 양식의 photo collageㅡ'nude'

그러나 한 눈(one eye)으로 보는 사진의 한계에 실망하고

        다시, 손가락에 물감을 묻히는 그림으로 돌아 온다

 

 

수영장시리즈로 유명해진 60년대부터 대형퓽경화를 그리는 현재까지

소재는 계속 바뀌었지만, 그는 인간의 눈이 미처 담지못한 대상의 진실을 구현하고자 했다

젊은 시절 부터 30년 넘게 살았던 로스안젤레스를 떠나,

고향인 영국 요크셔지방에서 자연의 무한한 다양성을 모색하며

사진이 담지 못하는 진실을  그리기 위해 캔바스를 차에 싣고 야외로 나가 작업하는 작가의 모습은

전시장 한켠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데이비드 호크니; 점점 더 커지는 그림"으로 상영된다

 

 

 

마틴 게이퍼드가 10여년간 호크니와 교류한 것을 정리한 책 

'다시, 그림이다ㅡ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에서

'점점 더 커지는 그림' 부분을 요약하면..

이 작품은 전통적인 원근법의 구성요소를 가지고있다

그러나 이 화면 안에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은 바로 나무들의 구도이다

그 모양새는 인체의 혈관처럼 복잡하다

이 작품을 보는 이는 그 다양성속에서 길을 잃게 되지만 동시에 유쾌함을 느낀다

이는 호크니가 좋아하는 문구인 '자연의 무한성'을 구현한다

그리고 보는 이는 그 한가운데에 위치하게 된다

'이것은 그저 환영이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은 이미 그 안에 있습니다

사진은 공간이 아닌 그저 표면만을 봅니다

그러나 공간은 표면보다 훨씬 신비롭습니다

내 생각에 최종 작품은 보는이에게 그곳에 존재한다감각을 일깨워줄 것입니다'

 

 

          Bigger trees near Warterㅡ2007년

 

 

   17세때 그린ㅡ자화상 1954년

 

 에드워드호퍼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1970~71년작 '클락부부와 퍼시'

 

30대에 이미 화가로 성공하여 저명인사가 된 호크니의 똘똘한 얄개같은 모습ㅡ ㅎ

 

              호크니가  gay임을 보여 주는 1961년작 ㅡ'we two boys  together clinging'

       호크니가 추상미술을 묵살한 똑똑한 화가로 높히 평가한 프란시스 베이컨도 평생 어떤 여자도  

사랑하지 않던 게이였다.....

 

 

 

와터근처의 실제 나무들과 집 풍경

 

 

공휴일에 두번씩이나 호크니전을 보러 과천미술관에 가다가

휴일 대공원놀이터 방문객들 때문에 미술관 진입로가 막혀 차를 돌렸는데...

어제 일요일은 비가 내려 다행히 미술관까지 무사히 도착하였다

미술관까지 들어가는 구불구불한 도로옆의 나무들이

호크니가 '터널'이라고 이름 붙힌 ㅡ 양쪽으로 나무들과 덤불이 늘어서있는

2006년작 ' 7월초의 터널'처럼 보인다

호크니의 말처럼

열심히 관찰하고 오랫동안 바라보기를 하는 사람들만이 알아볼 수 있는

'유쾌함'을 느낀다......

 

 

         2006년작 '7월초의 터널'  

                                 

 

 

 

참고 ㅡ 다시, 그림이다/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ㅣ 마틴 게이퍼드 지음 ㅣ 주은정 옮김 ㅣ 디자인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