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코코( Project Koko)앞의 무라카미 다카시
'컨템포러리 아트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쓴 테리 스미스는
가장 인지도 높은 컨템포러리 아트는
1. 리처드 세라와 게르하르트 리히터 같은 작가들의 주류 모더니즘의 복귀ㅡ
즉 '리 모더니즘'(remodernism)이라 지칭할 수도 있는,
미술에 대한 동시대성의 영향에서 주도권을 쥐고, 옛 의제를 되살리며 쇄신하려는 화가들,,,
2. 그리고 데미안 허스트와 무라카미 다카시 같은 작가들의
퇴행성 선정주의로 특징지어지며ㅡ
3. 더 젊은 세대의 작가들은 소규모의 긴밀하게 결합된 예술제작을 통해
시간, 장소, 매개, 윤리를 탐구함으로써
동시대성에 대해 또다른 접근법을 구현한다고 했다
로댕의 '지옥의 문' 앞에 전시된 카이카이(Kai Kai)와 키키(kiki) 2000~2005
삼성 플라토 미술관에서 무라카미 다카시의 '수퍼플렛 원더랜드'전을 보면서
서구 중심의 현대미술을
일본의 전통미술과 대중미술을 바탕으로 혁신했다는
그의 작품을 통해
동시대의 미술 contemporary art 의 한 단면을 살펴보려 한다
원래 플라토미술관은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들'등
전세계에 몇점 없는 로댕 작품들이 상설 전시되어있는 곳인데..
서구미술의 장벽을 뛰어 넘고, 그들을 조롱하는 듯한 무라카미의 작품들이
로댕의 조각과 기묘한 불일치의 조화?를 보이며
어색하게 동일 공간에서 전시되고 있었다
주말이라 관람객의 대부분이 데이트하는 젊은 연인들이었으며
그들의 정서와 취향에는 잘 맞는 듯,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을 거부감없이
마음껏 즐기는 모습들이었다
727-727 (300X450 cm 3 pannels)
무라카미 다카시(1962 ~ )는
1992년 서울에서의 첫 전시회를 ' 스페이스 오존'에서 할 때 만해도
'이 불'등과 매일 나체 퍼퍼먼스를 하던 무명의 가난한 작가였으나
아시아 문화위원회의 보조금으로, 2년간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면서 뉴욕에서 지내며
정신 분열적인 캐릭터 Mr DOB를 창안하여
작가로서 획기적인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다
그는 서구의 아방가르드 미술을 극복하기위한 전략으로
과거와 현재, 주류와 비주류, 동양과 서양, 하위 문화와 고급문화를 아우르는
'초평면'을 의미하는'수퍼플랫( Super Flat)'이론을 구축하여
동시대적으론 제프 쿤스에, 역사적으로는 앤디 워홀에 비견되는
이시대 Contemporary Art 의 아이콘으로 떠오른다
순백색 복장의 도브( DOB in pure White Robe, 2013)
그는 수퍼플랫이라는 개념의 창안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일본이 정체성을 잃었다는 사실로 부터 기인한 ,
사회 속 개인의 존재이유에 대해서 숙고하고 있었다
이 개념은
정보의 질의 균질화를 기반으로 한다
그 결과 초래된 평면화된 사회의 단점은
바로 모든 것이 지나치게 균일화되어
차별화를 이루기가 거의 불가능하며,
고급 브랜드가 육성될 수 있을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그 후 인터넷 문화의 확산과 함께 전 세계는 수퍼플랫 사회로 변환하였다
이 개념은 원래 모든 것이 계층 없이 평범하고
누구나 접근 가능해야 한다는 일본의 고유개념이었지만
인터넷이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미술의 전문가로 살아 가려고 결심한 사람들에게
성공하기위한 방편으로 캐치 프레이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팝, 미니멀리즘, 시뮬레이셔니즘같이
여러 양식을 하나의 단어로 나타낼 수 있는 용어들이 많이 만들어져 있다
나는 수퍼플렛이라는 개념을 그 중 하나로 제시한 것이다"
수퍼플랫은
1990년대에 출현한 일본의 네오 팝을 논리적으로 가다듬고 확장한 이론인데 ㅡ
이는 자본주의 사회와 대중매체시대를
기계적으로 반영한 미국식 팝 아트와는 달리,
일본의 만화와 에니메이션을 소비하는
'오타쿠'라는 특수집단의 정신과 내면세계를 나타냄으로써,
서구 팝 아트와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본래 '당신의 집'이라는 의미의 오타쿠는
급속히 파급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의 주 소비자들의 '집' 또는 '방'이라는
패쇄적인 공간의 의미를 내포하며,
1960년대 일본 경제의 고속 성장의 그늘에서 소외되어
집안에 갇힌 가정주부들이 같은 처지의 이웃들과 유대감을 쌓으면서
서로를 호칭하던 용어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이후 어머니와 소통하기 보다
자신의 방에서 TV나 잡지에 몰두하는 청소년을 일컫는 말로 전이되면서
'하위문화에 탐익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표현하는 말로 공식화 되었다
그는 고등학교 2 학년때 부터 지금까지도 언제나 오타쿠였다고 고백한다
일본의 '비주류문화인 오타쿠적 하위문화'가 이뤄낸
만화와 에니메이션에서
일본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인하고,
그것의 독특한 평면성이
에도시대의 표현주의 경향의 회화와 우키요에전통에 근거함을 주장하며
전통문화와 동시대 하위문화의 과감한 접목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골수 오타쿠들에게 '오타쿠로서 하찮은 기술을 가지고
오타쿠의 아이디어를 외국에 파는 용납하기 어려운 반역자'로 배척 받기도 하였으나
그는 일본사회의 질투와 편견으로 가득찬
골수 오타쿠들에게 그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그들로 부터
세계적으로 그의 전략을 사용하여
미술을 사업으로 새롭게 재 개념화하는데 성공한 화가로 인정 받는다
또한 엘리트문화와 하위문화, 예술과 상품의 위계가 평면화된
현대의 자본주의 문화를
수퍼플랫화한 개념으로
그 자신이 실제 '카이카이 키키'회사를 설립한 후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여 자체적인 art fair를 개최하고
비즈니스 모델에 의한 각종 아트상품의 생산과 판매, 영화제작등
각종 수익추구형 문화사업을
예술작업의 일환으로 전개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미술계에서
비서구권 작가로는 예외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무라카미 다카시는
미국에 의해 계층이 해체된 일본사회를 비평하는 것은 물론,
애초부터 거대한 미국을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설정했다
또한 미국 또는 서구가 주도하는 현대미술에 편승하는 일본의 아방가르드 미술을 비판하면서
비서구 예술가의 앞길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부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화의 영역에서 가장 일본적인 특성을 오타쿠의 하위문화에서 찾으면서
2000년 'Superflat', 2002년 'Coloriage', 2005년 'Little Boy'등
미국과 프랑스에서 개최한 수퍼플랫 전시 3 부작을 통해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른다
그러나 그의 예술세계는 일본의 정체성을 지나치게 부각하는 문제점을 제기한다
그는 동경예술대학에서 1993년 박사학위 논문으로
' The Meaning of the Nonsense of the Meaning in Art'를 제출했는데
여기서 '무의미(nonsense)'는
언어화할 수 없는 불만스럽고 혼란스러운 내면세계를
부조리로 변환하여 나타낸 것으로,
오타쿠적 넌센스의 세계를 표현한 것이라 한다
어린이 혹은 소외된 자로서 오타쿠의 세계는 일본사회의 본 모습과도 흡사한데,
무라카미는 이를 비판하면서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수용함으로써
가장 일본다운 속성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즉 일본을 평등하고 계급갈등없는 사회로 평가하면서도
그 자체의 부정적인 조건들이 일본 특유의 모습이라 해석하여
새로운 표현의 방법론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의 자화상이자 일본의 얼굴로 제시된 Mr. DOB는
귀엽고 멍청한 원숭이의 모습으로 1993년에 처음 등장했다.
자아에 대한 자조적인 뉴앙스가 강한 이 캐릭터는 귀엽지만 아무 의미도 없으며
삶과 현실에 대해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이는 어린아이의 순진무구한 얼굴과
넌센스의 키워드를 차용하여
기존의 질서나 엘리트주의를 조롱하며
영원히 성인이 되지않을 듯한 오타쿠의 사춘기를 여실히 드러내지만
DOB의 세상 또한 탐욕으로 가득찬 죽음과 소멸의 나라로 변모한다
백치와 같은 아이의 모습으로 무라카미 자신 혹은 일본을 드러낸 DOB는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처럼
탐욕의 화신으로 변모해 가는 것이다
더럽고 타락한 이 괴물은 주체의 일관성을 상실한고 변모한 주체자신이며
스스로 타락한 문명이다
그의 최근의 그림 Tan Tan Bo는
반서구적 주체, 반 문명적 주체
또는 우리안의 괴물성으로도 생각할 수 있는
변모한 돌연변이 DOB이다
Tan Tan Bo ; Encountering a Flare-He can see through his closed eye (2013)
'Project Ko Ko' series
미스 코코ㅡ플러피 2004 미스코코ㅡ간호사 2004 미스코코ㅡ악마 2004
(Digital Prints )
무라카미 다카시의 출세작이자 오타쿠적 감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은
단연 '프로젝트 코코'이다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노골적으로 충족시키는 미소녀 이미지는
앳된 얼굴과 성숙한 육체를 결합한 이상적인 에로스로
로리타 콤플렉스를 충족시키기위해 각종 제복을 입은 모습으로 등장한 이 작품은
미술사의 여성 인체조각과 포르노산업의 섹스인형사이의 애매한 자리에 위치하며
오타쿠들의 남성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성적 대상물로 남아있다
Kai Kai 와 Kiki 2000ㅡ2005
무라카미의 등장 인물 중에서 정체성이 모호한 존재는 '카이카이' 와 '키키'이다
이란성 쌍생아 같은 이들은 인간, 동물, 괴물, 또는 남과 여, 어른과 아이, 과거와 현재 중
어느 범주에도 소속되지 않는 기묘한 존재들이며
키키카이카이(기기괴괴)하다는 말에서 착안한 것으로,
무라카마는 과거와 현재를 수퍼플랫화하고
기이한 영혼을 귀여운 아이로 수퍼플랫하면서
음절을 바꾸어 카이카이와 키키를 창안했다
이브클라인을 위한 오마주( 2011)
이브 클라인의 모노크롬을 차용한 회화 시리즈
그는 그의 모든 캐릭터들이 괴물성을 내포하고 있음에 대하여ㅡ
"아름다움 자체만을 묘사하여 인간내면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실 때때로 추한것의 묘사는 아름다움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자신의 근원적인 감정에 빠져들어 즉흥적으로 그릴 떄
괴물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뛰어 나온다"고 하였다
그는 뭉크의 '절규'속 인물도
어떤 의미에서는 유명한 캐릭터라고 말하며
미술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캐릭터적이라는 컨셉을 받아 들였고
그가 창조한 캐릭터들이 이러한 혈통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다고 믿는다고 하였다
최근의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은
자신의 분신같은 모든 캐릭터들과 작가 자신이
인간의 역사와 문명을 배경으로 집단 초상화를 구성하는 모습이다
중앙에 DOB와 합쳐진 자화상은
오타쿠의 매력에 홀린 한 인간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보여 준다
'카이카이 키키와 나ㅡ좋든 싫든,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날씨는 맑다' 150x150 cm (2010)
2011년 대지진과 후쿠시마원전 폭발후에 그는 일대 변신을 시도하며
포스트-수퍼플랫의 논의를 제시하는데..
그동안은 서구 미술 시장을 갖고 노는 걸 즐겼으나
현대 미술가의 특유의 냉소주의을 과감히 버리고
'메메메의 해파리'( 전시장 영상실에서 그의 첫 상업영화인
메메메의 해파리 예고편이 상영되고 있다)와 '나한도연작'을 발표하며
세상사람들의 상처와 슬픔을 치유하고 위로하는
'치유로서의 미술( Art as Therapy)'을 시작하였다
.....
....
...
..
'My Lonesome Cowboy'(1998)ㅡmasturbation하는 소년상이
2008년 소더비에서 1350만 불에.....!!!
( 댓글,답글들을 본문으로 옮긴다 )
인디안 들은 여겼다구 해요.
아닌달로 못박은것을 보니
아마도 기다는 것. 이라는 뜻이기두 하겠지요.
아침에 밖을 내다보니
정말 11월인거에요.
비는 차갑게 ....
풍성하지 않아서 작은 비라 더욱 서늘하게 여겨지는,
작은것도 가을에는 매워요.
내리고,
바람은 제법 세찬걸요
빗방울에 을씨년스럽게 젖은 몇개 안남은 나뭇잎들은 대롱거리다가
져내리고
땅위에서 자유롭게 구르지도 못하고 ...
무엇보다 젲빛 날씨가 색이...
11월에 매우 어울립니다.
머하시냐고 했더니.
오메,
논문을 쓰셨네요.
그것도 어려운 논문을...
제가 이리 말하면 또 짜깁기 운운 하시겟지만. ㅎㅎ
근데 짜깁기 그것 전에 세탁소에서 하는것 보니 엄청 어렵던데요.
천의 결을 딱 맞추어서
천에서 뽑아낸 실로 이리 저리 빼내며 깁는건데
아무나 짜깁기?
아뇨, 절대 안돼요.
하여간 써놓으신 글을 아침에 차분히 읽었는데도
개념이 잡히질 않아서...
질문할거리도 없고
머라 덧댈 말은 더욱 없어요.
뭔가 제가 좀 다른 생각을 해서 적어야만
박사님께서 므훗 하실텐데...
가능하면 저두 그리하고 싶은데 ㅋ
현재로는....생각이 무여요.
조안미첼의 무도 아니고
노자의 무위도 아닌...
무지할 무요....ㅋㅋ
일단 운동 다녀와서...
공부 열심히 하신 그레이스님이나
저보다 더 직관력 뛰어나신 기사님
생각 적어놓으시면...
판세 봐서 슬쩍.~~~^^
J cash
-
무라카미 다카시의 인터뷰 제목이
'수퍼플랫의 의미는 언제나 불가사의하다ㅡ
The Meaning of Superflat Always Remains Mysterious'인것 처럼
수퍼플랫의 의미가 초평면화, 균질화,통일성, 대량공급, 평준화..등등
알 듯 하면서도 애매해서
개념이 머리에 잘 안 잡히기 때문일 거..예요
(이런 경우 ..머리속에 그림이 잘 안 그려진다는 표현이 아주 적절..)
처음엔 패전후 일본 문화의 무책임하고, 부정적인 측면을 ,
납작하고 두께가 없는 일본문화의 경박함을
비판하는 뜻으로 사용했다 하는데...
"색과 형태의 2 차원적 평면성이 특징인
일본미술의 전통이 망가나 아니메로 계속이어짐을
표현한 '그림의 양식에 관한 개념'에서ㅡ
패전으로 인한 일본사회의 트라우마,
그로 인한 사회계급의 평준화,
취향의 차이의 무뎌짐,
고급과 저급문화가 뒤섞이고 평준화되는 자본주의 문화등....
사회문제들을 아우르는 '시대정신의 개념'으로ㅡ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가
확장하여 이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퍼플랫의 개념이 애매하게 생각된 것이 겠지...요? ㅎㅎ
일본 망가나 아니메의 표면만 차용해서
서구 예술과 결합한 사깃꾼이라는 나쁜 평가도 있었기 때문에
그럴듯한,
이론적으로 단단한 대안을 정립했다고 봐야 하구요
컨템포러리아트의 퇴행성 선정주의의 대표로
무라카미 다카시와 함께 거론되는 데미안 허스트도
머리가 비상한 비지니스맨인 것 처럼...
무라카미도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성공하기위해,
가장 참신하고 일본적인 것, 그중에서도 하위문화의 거대한 세력인 오타쿠를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지요..
이러한 저급,하위 문화의 요소들을 포장해서
고급 미술시장에 제시하고,
고급 미술시장에 제시한 작품들을 더욱 평면화하여,
그의 말대로 수퍼플랫화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장난감, T 셔츠등으로 상품화하는 과정도
예술행위의 한 방식이라고 주장하며
'카이카이 키키'라는 회사를 설립 운영하니까요...
본문의,
짜깁기하느라
애매모호해진 표현들을
삭제하거나 다듬어서
쉽게..이해할 수 있도록
수정하였읍니다... 하하
그리고
'수퍼플랫'이란 용어자체의 개념에 집착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백남준이 활동했던 '플럭서스'라는 이름도
'흐르다'는 뜻의 라틴어 'fluere"에서 비롯 됬다는데..
사전에 칼을 찔러 칼끝이 닿은 데 있는 낱말을
이름으로 골랐다는
'다다'의 전설과 같은 거니까....
왜, 수퍼플랫이냐..라고
분석할 필요가 없다는 말...
Superflat ...!!!
그냥 서구미술계가 그럴듯한 말로 느낄 수 있는
단어를, 그들을 잡기 위한 '캐치' 프레이즈로
제시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ㅡ
- 서구 미술사에서
원근법을 버리고
평면성(flatness)을 보이기 시작한것이
모더니즘의 시작으로 볼 수 있기에,
'자포니즘'이라 불릴 정도로
마네,모네,고흐등의 인상파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일본의 전통 목판화 '우키요에'의
평면성을 승계함을 내세운
무라카미 다카시의 ' Superflat'이라는
용어의 선택과 이론은
서구 미술계의 큰 관심을 끌게되고ㅡ
이것이
무라카미의 성공비결이라고도 합니다ㅡ
- 푸
공부하시면서 박사님
아주 일목요연하게 개념이 잡히셨겟다요.
저두 이제 조금.... ㅎ
사실 처음 딱 막힌게
일본의 고유개념이라는 ...계층없는...
였거든요.
일본이 그러나?
국화와 칼....무사 궁전...등등 제겐 너무나 선명한 그룹들이
무한계층으로 보여지는데....근데
원근법...평면성 ,,,자포니즘 ..
두번째 댓글이 아주 좌악
진도를 나가게 해서 수퍼플랫의 개념이 정립이 되는군요.
오타쿠가 팝아트와 구별되는것도
조금 보이구요.
일본의 오타쿠적 성향들은
아마 서구사람들에겐
좌식 생활처럼 어려울지도 몰라요.
길다란 다리 꼬우기가
우리네 짧은 다리..
아 박사님은 그래도 롱다리시지..ㅎㅎ
꼬우기와 질이 다를테니까요.
걸어도 걸어도 라는 일본 영화
아주 제가 좋아하는 일본 감독의 영화를 보면
거기 은근히 일본인들 속성이 많이 나오거든요.
꽃에 대한....미묘한 접근법
그리고 감추고 감추고 안으로 완전 삭히고 있다가
어느사이 아주 가볍게
말랑거리는 정구공 던지듯 포옥 던지는데
그게 상대방에게는 폭탄이거든요.
아마 이런 부분...서구....인들에게는 도무지 이해불가할거라...
오타쿠가 되게하는 성향들이 가족들 사이 관계 그리고 일본인 특유의 어떤 밀도와
사회적 요인이 결합하여 생겨난거니
그 미묘한 진득함이
팝아트와는 확연히 다를것 같아요.
카미카미 키키는
저절로 이해가 돼요,
가령 그 기묘한 것들.....은 일본의 귀신...
일본은 귀신의 나라거든요.
가령 제가 좋아하는
저기 제블 어디쯤인가 써놓은 벚꽃나무 아래서.....
를 보면
너무 아름다운 벚꽃....
아래서 아내는 귀신이 되고 다시 아내가 되기도 하는...
아름다움의 지척 죽음.
그리고 귀신....
그것들이 벚꽃과 화합하거든요.
어린소녀 귀신도 있죠.
하룻밤새 물탱크의 물을 다먹어도 양이 안차
나중엔 자신의 팔조차 뜯어먹는
아주 어리고
맞아요 로리타 느낌이 나느 어린 소녀
님펫이라고 블라디므르 나브코브프는 불렀죠
님프 같은 어린 소녀..
어린아이도 여자도 아닌 그 미묘한 간극속의 인간.
그러나 너무나 성적 욕망을 일으키게하는...
(전 로리타....에게 욕망을 느끼는 사람..비열한 수컷이라고 생각합니다만..ㅋ~)
'카이카이 키키와 나ㅡ좋든 싫든,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날씨는 맑다'
ㅋㅋ 제목도 아주 투명하게 맑네요. 명랑해 보이고
자신은 오타쿠라고 햇는데
보이는 인상은
오타쿠라기보다는 조폭처럼..그것도 대빵은 아닌 조무래기...ㅎㅎ
굽신거리는...
처럼도 보이는걸요.
J cash
-
개념이 정리되신다니까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ㅎ
사실 이 블로그는 소생의
학습노트 같은 것이어서
저도 글을 정리하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거든..요
저도
정리하다 보니
수퍼플랫의 개념이 잡힙니다
서양인들의 동양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겨냥하여
특히 일본특유의 회화적 전통을 내 세우며
'Superflat'이라는
그들이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단어를
그룹의 명칭으로 정하고..
절묘하게 성적 판타지나 선정주의를 집어 넣고..
그 바탕을
이론적으로 정립한
무라카미의 영리함이
서구미술시장의 틈새를 뚫고 들어가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선호하지 않는
작가에 대해 글을 올리다보니
어설픈 글이 됐네요..
기사( Knight )
-
워매 먼 글이 징하게 길댜
원문도 댓글도.....
뇌가 두부 반모도 안되는 소생 읽느라구 고생좀 했구먼이라
일본의 우끼요에의 목판화파도
세겨적인 일본의 아이콘으로
다카시
또한 새로운 일본의 아이콘을 창조 하려는
고전에 대한 조롱..
이런게 좋으면서 점잖떨지 마슈~ 하고 불쑥 내 밀었더니
어마나 하고 -
얼굴을 가리면서 손가락 사이로 보는 미술의 기득권에 대한 저항
주인님 말대로
자칫 치기어린 상업적 이벤트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처럼
스스로 추해질 위험성도
가장 큰 까발림은
자위하는 소년상
분출하는 정액이 남자들의 꿈을 현실화 시킨
수준 높은 철학이 기초가 되어야
까꿍 요건 몰랐지~ 가지고는
그에 비하면
프란시스 베이컨, 데미언 허스트 류가 더 생명이 오래 갈듯
지저분 하게 서 있던
미술의 위선, 기득권을 싹쓸이해서
니나 내나 다 같음시롱~하고 두던 바둑판 돌을 싹 쓸고
새판 만들자
J cash
- ㅎㅎㅎㅎ
어제 야근하시고 아직 잠에서 덜 깨신 모양 ?....
솔직하고 꾸밈없이 느낌을 털어 놓으시니ㅡ
소생
오늘 하루 이상하게 두통이 있었는데...
기사님의 댓글을 읽고
한바탕 웃었더니
머리가 맑아 집니다
진통제 댓글
고마워...유~
그런데...
자위하는 소년상이 우릿돈 150억정도에 팔리는
스타가 됐다는 것이
현재의 동시대 미술계의 현실...
그래서
오늘
머리가 아팠었나...? 하하
- grace
"나는 이런 사람이야!
본문을 읽으면서 주인장님의 우월한 존재감을 느꼈네요
그 동안 블로그에 올렸던 미술품 중에서 가장 통속적인 작품을
가장 아카데믹하게 쓰셔서....
아마도 스스로 위와 같은 말을 속으로 흥얼거렸을 거라고 생각하며....씨익 ~~~ 웃었네요
네, 핵심내용은 다 쓰셨으니 더 쓸 것도 없어 보이네요
그렇다고 그낭 갈 순 없지요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회를 가 봐야지 하면서도 차일 피일 미루다 아직도 못 갔어요
전시회를 봤으면 댓글 달기가 수월할 텐데 보지 못했으니.....
그래서 인터넷으로 그의 작품을 찾아보고 관련 자료를 뒤졌지요
본문에 쓰신대로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의 근원은 일본 문화입니다
망가(일본 만화) 아니메(일본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등
일본 대중 문화를 자신의 작품에 끌어 당겨 작업했지요
그리고 이 일본 대중 문화에 닿아 있는 것이
17c ~18c 에도 시대의 매너리즘 경향의 회화와 우키요에 이지요
1970년 부터 시작된 오타쿠들의 아니메 붐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을 주도했어요.
망가, 아니메, 게임이 아시아에서 부터 유럽, 미국의 어린이와 청소년 층에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일본은 젊은층으로부터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제국주의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내고
새로운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 정부는 이를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세계화하여
국가 이미지 개선 및 경제적 이득을 창출하기 위해 대중 문화에 대한 공적 지원을 체계적으로 했었어요
2006년 아소 다로 일본 외무상은 한 강연회에서
"어린 망가 팬들이나 아니메 팬들이 자주 찾는 중국의 상점 안에는 선반마다 일본 아니메 캐릭터들이 가득하다.
여러분은 일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가?
그 이미지가 긍정적일수록 일본의 생각을 전파하기는 훨씬 수월해진다"
일본 정부의 생각은 적중했지요
지구상의 많은 젊은이들이 일본에 대해 우호적인 정서를 갖게 되었어요
일본 대지진이 있었을 때 일본 문화를 즐기는 젊은층이 즉각 facebook 등을 통해 모금 운동을 했거든요
그 때 구호가 아니메 팬들이 일본의 은혜에 보답하자 (Amime Fans Give Back to Japan!)(Otakus help Japan)였고
미국에서 아니메 전문 더빙 성우들이 72시간 마라톤 인터넷 방송을 하며
1주일 만에 3만 달러를 모금했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친 일본 정서 매니아층'을 딛고
무라카미 다카시가 미술의 변방인 일본에서 세계적인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는 일본문화를 예술로 포장해서 전파하는 문화 전도사 역할을 했고
그 결과 본문 끝에 기술했듯이 '마이 론섬 카우보이'가 170억 정도에 팔리는 비싼 예술가가 되었다는 것...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의 공통점은 귀엽고 화사하면서 기괴스럽다.
그리고 일본 문화의 배경 탓인지 모르지만 로리타 콤플렉스를 활용?한
(일본에는 소녀들을 성적 상상의 대상으로하는 사업이 성업중인 아동 포르노 대국이다)
작품도 눈에 뛴다
이번에 플라토 미술관에 전시되었던 작품의 배경을 하나 씩 일본 대중 문화와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지 써 볼게요
1. Mr. DOB
작가 자신의 분신이며 자화상이라고 표현한 미스터 도브.
명칭 - 1970년 후지 TV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시골뜨기 대장>에 나오는 왜?(도시떼?)라는 대사를 어눌하고
재밌게 도보지테?(Dobojite?)로 발음한 것에서 앞머리 Dob를 따 온 것
형태 - 1973년 일본 TV방송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의 주인공 도라에몽의 캐릭터와 디즈니의
미키마우스를 합성한 것. 도라에몽은 파란색의 고양이 로봇인데 이 캐릭터에서 눈과 반달입 모양을 차용.
일본의 고양이와 미국의 쥐를 합성했으니 동서양을 어우러면서도 고양이인 일본이 쥐를 잡아먹겠다는
의도가 있는 지 없는 지는 모르겠고요
2.미스 코코
1997년에 제작한 첫 조각품.
1994년 에 나온 'Variable Geo(베리어블 지오)' 비디오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것이랍니다
이 게임은 최강의 웨이트리스를 결정하는 성인용 격투게임이에요. 코코는 이 게임의 주인공 유카와 거의
비슷해요 베리어블 지오는 캐릭터 디자이너인 키무라 타카히로 라는 유명한 사람이 그린 것이 더군요
3. 카이카이 키키
일본 민화에 나오는 요괴(정령)을 모티브로 삼았답니다.
에도 시대에는 괴담시리즈가 유행해서 삽화와 회화의 소재로 요괴를 많이 그렸지요
일본은 약 '팔천 만의 신'이 있다고 해요. 일본인은 만물에는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신들의 나라입니다
아니메에 자주 요괴들이 등장하는 것도 문화와 관련있지요.
4. 트롤의 우산(2002)
17c ~18c 무명화가가 그린 독버섯 작품을 응용해서 만들었고 버섯 모양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구름 버섯을 의미한답니다
5. 코스모스 시리즈 <플라워>
일본화의 가장 전통적인 주제가 꽃이지요.
코스모스이면서 일본 황실의 국화 모양을 본 뜬 것으로 꽃잎의 수가 똑같이 12개 입니다.
일본의 정형화된 모습을 나타내는 듯해요
여기엔 '가이와 문화'도 보여요. 유아스럽고 귀여움의 대명사지요
꽃이 환하게 웃고 있는 그림이지만 작가는 웃지만 웃지 않는 일본 특유의 그 것을 꼬집고 있어요
미소를 강요 당하는 일본 사회의 뒷면의 쓸쓸함과 아픔이 있다는 것..마음을 감추는 섬 특유의 고립된
민족성과 이중성을 표현한 것이겠지요. 그림을 자세히 보면 수 천송이 웃고 있는 꽃송이 틈에 울고 있는
플라워가 한 송이 숨어 있어요
6. 탄탄보
이 작품은 올 해 제작한 것입니다
본 문에도 소개되어 있듯이 부제가 '감은 눈으로도 볼 수 있는 불꽃과의 조우'입니다
이 작품은 리움의 홍라희 관장이 작가에게 이 번 전시를 위해 탄탄보 작업을 꼭 하나 새로 해 달라고 부탁했다
는데 그 결과물이 랍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게게게노 키타로>에 나오는 아이를 이 번에 재 탄생시킨 거랍니다. 그 아이가 가래를
뱉는 모습....'탄'은 일본어로 가래란 뜻이거든요
작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수 많은 정보를 거르지 않고 폭식하고는 제대로 소화 흡수도 못 한 상태에서
구토하는(얄팍하게 늘어 놓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표현했다고 하는군요
이 그림에는 작가의 괴상한 캐릭터가 총망라되어 있고요. 바탕의 패턴이 해골바가지로 되어 있는데
해골은 삶 혹은 죽음의 덧없음을 나타낸 것이고, 이것은 대지진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네요
텍사스 오스틴 대학에서 일본문화를 강의하는 수전 제이 네피어가 쓴 <아니메: 인문학으로 읽는 재패니메이션>에서
아니메는 일본사회를 꿰뚫는 본질이 있으며, 디즈니와 달리 살인, 섹스와 칼의 미학을 보여 주고 있다.
일본 문화는 아니메를 통해 세계문화의 중요 요소가 되고 있다고 했네요
무라카미 다카시는 이것을 기반으로 서구 미술계에 우뚝 설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 작가는 어떤 생존전략으로 맞설 것인가. 우리의 한국적인 로컬문화가 세계화 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아이콘은 무엇일까?
정부가 문화강성을 캠페인으로 걸었는데....
문화는 사람의 생활방식과 생각을 점령하는 것으로 경제 패권보다 더 강력한 지배력을 갖는다.
J cash
-
감탄사인지 신음소리인지
아ㅡ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전문가나, 그것에 빠져있는 젊은 마니아들 아니면
접하기 힘든 자료들을 인용하여 댓글을 올려 주시니..
소생이 아니라
그레이스님이 '나는 이런 사람이야'하시는 것 같아..요 !!! ? 하하
사실 무라카미 다카시의 Mr DOB 와 이동기의 '아토마우스'를 비교하여
이 블로그의 '비슷한 그림 시리즈'에 posting 하려고
전부터 조금씩 자료를 정리하고는 있었는데,
실제로 이번 글을 올리면서..화가이며 미술학자인 무라카미 다카시의
Superflat 이론을 단기간에 체화해서 글을 올리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블로그를 시작한 후 글을 올리기위해
자료를 수집, 정리하고 몰입하면서..
일상의 복잡한 일들로 부터 벗어나
잠시나마 마음의 평화를 얻고,
요즘 유행하는 '힐링'의 느낌을 받으며
성취감도 느끼는 특이한 경험을 하였는데...
4개월째가 되면서 ,
무식하고 용감하게 쓰다가 철이 들며 겁이나는 것인지
이번 글을 올리면서는
피곤하고 힘들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레이스님이 위에 쓰신 탄탄보의 설명처럼,
'제대로 소화흡수도 못하면서 얄팍하게 늘어 놓기' ...
때문이겠지요...? 하하
그래도...
무라카미 다카시에 대해서 우리들이 나눈
이곳의 글들 정도면
어느 곳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비전문가들이
너무 깊이 알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ㅎㅎ
알찬 자료들과 함께, 좋은 댓글을 올려주신
그레이스님의 열정에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
- grace
- '이번 글을 올리면서는
피곤하고 힘들다는 느낌이 듭니다'
라는 답글이 계속 마음에 걸려서 다시 올립니다
이렇게 내용을 알차게 깊이 있게 쓰시느라 힘드셨는지요
그렇다면 편하게 쉽게 쓰세요.
블로그가 갖는 순기능에 대해 언급하셨듯이 자료와 생각을 정리하는 것과 마음의 평화와 성취감을 얻는 것...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을 위한 블로그를 꾸미셨으면 합니다.
저는 이 블로그를 통해 미술공부하는데 길잡이 해 주시는 주인장님이 피로를 느끼시면...??
힘 내시라고 응원차원에서 뭐 하나 공개할까요...
이 번 댓글, 일본 망가와 아니메에 대해 왜 이렇게 열정?을 갖고 찾아 봤는 지 ...짐작도 못 하셨겠지요. ㅎ ㅎ ㅎ
저의 추억 찾기 때문이랍니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 배경에 대해 궁금한 것도 있었지만요.
저의 책읽기의 시작이 만화였답니다
그 시절엔(1970년 전후) 동화책이 귀할 때 였고 동네마다 만화가게 들이 있었잖아요.
우리세대엔 국민학교라고 했었지요. 3~4학년 때 용돈만 생기면 동네 만화가게로 달려 갔어요.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나무문짝 여닫이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서면 벽면 서가에 빼곡히 차 있던 만화책들,
앞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검정 고무줄로 서가의 이쪽과 저쪽을 가로질러 만화책의 허리 밑 쯤을 지나도록
매어둔 만화책, 일렬로 늘어선 긴 의자에 코를 박고 만화책 읽는 애들...
2년 동안 알사탕 하나 사먹지 않고 몽땅 만화가게에 갖다 바쳐서 읽은 만화는,
셰익스피어와 위고, 뒤마 등 서구의 문호들의 명작을 번안 윤색한 것, 일본 아니메를 모작한 것, 가끔은 우리나라
만화가가 창작한 것이거나 전래동화나 위인전을 만화로 그린 것들 이었죠
그 때는 순정만화, 명랑만화, 무협만화 세 종류로 크게 나눴는데 무협만화는 제 스타일이 아니라 빼고
나머지는 거의 섭렵했을 겁니다.
제목도 가물가물...<베르사이유의 장미> <유리천사><로빈슨 크루소> <인어공주> <파랑새> 등은 기억이 나네요
누런 갱지에 인쇄도 조악하고 지금 생각하면 그림과 연출도 투박하고 엉성한 것이었지만 제게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 우주나 외국에 대한 막연한 꿈을 꾸게 한 것이 었거든요
국민학교 5학년 때 일거에요. 제법 큰 만화가게를 하시던 분이 갑자기 그만 두게 되셨는데 만화책을 미처
처분하지 못하셨나 봐요. 마침 우리집에 빈 방이 있어서 거기에 일주일 정도 맡겨 둔 적이 있었어요.
천장까지 빽빽하게 쌓여 있던 2~3천권 되는 만화책이 보물섬 처럼 보이더라구요
여름방학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제가 처음으로 밤샘했던 날이 그 때였어요.
아버지는 공무원이시라 타지에 근무 중이셨고 엄마는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아침에 밥해 놓고 나가셔서 저녁에
오셨으니 ...저의 보물찾기 탐험은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미쳐있었다고 해야 맞을 정도...
일주일 후, 만화책을 4분의 1도 못 읽었는데 만화가게 주인이 리어카로 실어 갈 때 나머지 못 읽은 것이 얼마나
애석했는지 리어카를 하염없이 바라봤었어요. 크으~~
나중에 커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나 수호지등을 읽으면서 다음 줄거리가 떠오르더군요. 어떻게 된 걸까
생각해보니 만화로 다 읽은 거라.....
애니메이션.
1968년 TV로 방영된 <황금박쥐>로 부터 시작해서< 마징가 제트>(1975) <알프스소녀 하이디>(1976) <우주소년
아톰>, <딱따구리> (1980) <개구쟁이 스머프>,<톰과 제리><은하철도999>(1981) <미래소년 코난>(1982)
<피구왕 통키>...<개구리 왕눈이>(1986) <아기공룡 둘리>(1987) 까지 1983년 초까지는 저 혼자 보고
나머지는 애들 어릴 때 같이 봤으니 50편도 넘는 애니메이션을 본 것 같네요
무라카미 다카시에 대한 자료를 찾으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1970년 초반을 시간여행 하면서 지나간 어린 그 시절을
마주하며, 빛바랜 수채화 같은 추억을 더듬으며 행복했어요
그러면서, 무라카미 다카시가 1962년에 태어났음을 상기하고 1970년에 붐이 일었던 아니메를 봤겠구나...
무라카미 자신이 오타쿠라고 했으니 망가, 아니메, 비디오 게임은 그가 너무나 좋아했으니까 이 것들은 무의식
세계에 스며들고 체화된 것 들이었겠구나.
자신이 좋아했던 것을 누에고치에서 실을 자아내듯 뽑아내어 씨줄로 삼고 예술을 날줄로 삼아 편직한 것이
그의 작품이겠구나...그렇게 이해 되더군요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예술이고,
알고 싶은 만큼 보여지는 것이 추억이다
J cash
-
하하
그러니까
그레이스님이 오타쿠였구나....
타인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서 블로그를 하라는 말씀.. 고맙게 듣겠습니다
미술을 좋아하는
저 자신의 공부를 위한 블로그를 해야지요
그동안
분석적인 감상 보다는
전시장을 쓱 들러보는..
직관에의한 느낌의 감상을 하다가
블로그글로 그림에 대해 어느정도 분석적인 글을 쓰게 되니까
피곤함을 느꼈던것 같아요
아는 것 만큼 보이는 것이 예술이지만
또한
무조건 따지지말고
많이 보는 만큼 알게되어 느끼게 되는 것이 미술이기도 하지...요? 하하
지금까지 약 40여건의 미술에 관한 글을 올리면서
수박 겉핥기로 두루두루 소개하는 얄팍한 상식들을 올렸는데...
이제는
나의 주관적인 감상의 느낌들을 표현하는 글들을
써야 겠지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알게되어ㅡ진정 미술을 사랑하고 감상하는
오타쿠가..,됩시다...요
-
"자신이 좋아했던 것을 누에고치에서 실을 자아내듯 뽑아내어 씨줄로 삼고
예술을 날줄로 삼아 편직한 것이 그의 작품이겠구나...."
윗 글이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을 가장 정확하게
이해한 말인 것 같습니다...대단해요...그레이스님 !!
grace
-
무라카미 다카시의 수퍼플랫 원더랜드 전시회 갔어요
작품을 보고 난 후 본문을 읽으니 제대로 이해가 되네요
중복되는 것은 생략하고,
감상하는 내내
작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려고 할까? 에 초점을 맞춰서 보다 보니 어딘가에 있을 암시나 흔적을 찾게 되더라구요.
Mr. DOB(작가의 분신)의 변천 과정에 눈길이 가더군요
1993년의 귀엽고 맑고 깜찍한 눈을 가지 캐릭터에서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나더니 점점 눈의 수가 많아지고 눈동자가 복잡해지며 괴물 형태로 바뀌어 가요
급기야 2013년 작인 <탄탄보>에서는 흉물스런 돌연변이 모습을 드러내요. 눈이 빙글빙글 돌고 있고,
세상에 대한 탐욕과 예술에 대한 탐욕으로 몇 군데는 곪을 대로 곪아 터지고 몸 전체가 구토의 체액을
짜내는 갈 데 까지 간 모습...
앞으로 도브는 어떤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지 추이가 주목되더군요.
작가는 수퍼플랫이라는 개념으로 예술품과 제품의 경계를 허물고 있어요
'상업미술'에서 나아가 '기업미술'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닌지..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현대미술을 하는 작가라도 작품은 자신이 제작하던데 무라카미는 '카이카이 키키' 회사를 통해 제품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아 보였어요. 마치 바비인형 완구를 생산하는 회사처럼 부서로 나누어서 제품의 구상,
제품 제조, 마케팅 등 모든 것을 회사의 시스템으로 만들면... 그런 것도 예술품의 범주에 들어 가나요?
Superflat Museum시리즈 미니어처는 편의점edition, 뉴욕edition, 롯폰기힐스edition, LA edition을 선보이고 있어요
같은 전시공간에 있던 로댕의 <지옥의 문>이 7번 째 edition이라고 하던데 이런 조각 작품과 같은 급으로 봐 달라는
뜻으로 'edition' 이란 용어를 사용한 걸까요?
에도 시대의 우키요에(채색판화)가 원판으로 여러 장을 찍었었는데 그 보다 몇 단계 업그래이드한 대량 생산
으로 값싸게 예술품을 소유하게 해 주겠다는 '대중화'의 선언인지...작가의 속 뜻이 무엇인지 헷갈리기 시작하더군요
영상실에서 상영된 작품들을 보면서 그는 앞으로도 아니메를 근간으로 하는 작품을 하겠구나 싶었어요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메메메의 해파리(해파리의 눈)> 예고편에 그는"내 전부를 쏟아 부었다" 라고 했더군요
아니메의 장점인 현실과 상상의 공존, 접근의 수월성, 확산의 편의성, 단순성, 중독성을 활용한 새로운
실험을 시도할 것 같아 보였어요 -
플라토 미술관 문을 나서며 계속 머리에 맴도는 게 있었어요
영상물 중에 <수박마을...> 카이카이와 키키가 수박을 빨리 자라게 하려는 거름으로 '응가'를 사용하는 장면이
코믹하게 나오지요
며칠 전에 모 대학 철학과 교수가 했던 말이 오버랩하며 떠올랐어요
언제까지나 '남의 똥'을 헤집고 있을 건가 내 것을 '배설'하라는 거였는데요..
"예술과 철학은 현실과 맞물려서 작동한다.
지식과 이론을 배우는 것은 과거 선각자의 똥을 헤집는 것이다
내 것을 배설하려면 인문적 지식을 쌓는 게 아니라 인문적 사고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남들이 만든 잣대를 따라 갈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삶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일류는 기준을 생산하고 이류는 기준을 소비한다."
무라카미 다카시가 벌써 싸질러 놓은 '응가'를 몇 시간 동안이나 헤집어 보고 있는 나는 이류이고
일류인 그는 지금 이미 저 만큼 앞서서 새로운 것을 실험하며 또 다른 '응가'을 싸고 있다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내가 기존의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보는 한 결코 그들을 능가할 수 없다는 것,
현실은 끝없이 변하고 있다....
내 것을 배설해야지....
-
-
세상에는 수 많은 삶이 있는데....
자기 전문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다른 분야에서는 이류로 살아도 되는 것...아닌가요?
뭐...편하게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며
살면 되지요 ㅡ
남에게 자기가 배설?하는것..강요하지 말고..ㅎ
참고
1. 컨템포러리 아트란 무엇인가 ㅣ 테리 스미스 지음, 김경운 옮김 ㅣ 마로니에북스
2. 무라카미 다카시의 수퍼플랫 원더랜드 ㅣ 플라토 발간
3. Wikipedia
4. 진중권의 서양미술사ㅡ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 ㅣ (주)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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