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겉핥기로 읽다

폴 세잔 4. 아내도 회화를 위한 분석의 대상일 뿐...

J cash 2014. 1. 5. 13:01

 

 

온실 속의 세잔부인 1891

아내를 모델로 한 그림 중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되는 작품

특징들을 가능한 한 단순하게 표현하여 아내의 얼굴을 무표정하게 만들었다

옷과 손, 배경등은 급하게 칠한 듯 거칠다

 

 

 

세잔은 아내 Marie-Hortense Fiquet(1850~1922)이

19세때인 1869년  아카데미 Suisse에서  처음 만났다

그녀는 원래 직조공이었는데, 매달 마주막 주가 되면  틈틈이 화가들의 모델일을 했다

키가 크고 금발인 그녀는 매우 아름답고, 젊고 발랄하였으나

사람들은 그녀를 경박하다고 느꼈다한다

세잔의 어두운 성격과는 대조적이었다

 

1870년 보불전쟁으로 그들은 남 프랑스의 레스타크로 가서 함께 살았다

남자들 앞에서 옷을 다 벗은 채 모델을 서는 아내를

아버지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때문에,

알려지면 적은 송금마저 못 받을까봐서

1872년 아들 폴이 태어난후에도 몇년동안 아버지에게 알리지 못하고 지낸다

1886년에야 결혼식을 올렸지만,

결혼식을 할때는 이미 처음 만나 동거한지 17년이나 지나면서

아내한테 어떤  사랑의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결혼생활의 많은 시간을 떨어져 지냈으며,

결국 결혼한 해에 아버지가 사망한 후에는 거의 별거 생활로 들어간다

그러면서도 1890년대까지 약 27점의  아내 초상화를 유화로 그려서,

아내의 초상화를 많이 남긴 화가로도 유명하다

그녀는 오랫동안 세잔에게 감정적인 괴로움을 안겨주면서도,

세잔에게 인물화에 대한 영감을 준 여인인 것이다

이러한 부부간의 심리적인 간극은 세잔이 그린 초상화에

그녀의 표정이 자신에게만 빠져있는(being self-absorbed ) 무심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1880년대 세잔의 구조주의 시기와 그 이후의 초상화는

아내의 내밀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단순하게 모델인 인물을 그릴 뿐이었다

 

세잔은 '회화의 목적은 오로지 회화 그 자체이다

화가는 그림을 그린다

사과나 얼굴은 단지 선과 색의 효과를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ㅡ

이말은

나에게는

세잔은 이미  

'그림은 추상적이다'라는 말을 하는 것으로 들린다 

  

세잔은 사망하면서 아내에게는 한 푼의 재산도 물려주지 않았고,

모든 것을 아들 폴에게 물려준다

세잔의 아내는 아들 폴로부터 지원받은 보조금도 도박으로 탕진한다

 

1885

 

세잔은

'마네 스캔들'(1863년 낙선작 전시회에 출품된 마네의 '올랭피아',

'풀밭위의 식사'가 일으킨 소동) 이 있던 해에

파리의 꽃집아가씨와 한 계절정도의 짧은 사랑을 했으나

무슨 이유인지 헤어지고 그녀가 후에 에밀졸라의 평생 법적인 아내가 된다

이외에는 아내 오르탕스말고는 어떤 여성관계도 밝혀진 것이 없다

세잔은 화가는 성직자다워야 한다고도 말했고,

여자는 '멍청이들이고 타산적인 사람들'이라고 말할 정도로

여성을 기피하는 괴팍한 면이 있었다

 

세잔이 아내와의 사랑이 식었으면서도 아내의 초상화를 많이 남긴 것은,

여성모델을 쓰기 꺼려했던 세잔의 부끄러워하는 성격도 작용했다

그의 수욕도의 목욕하는 여인들의 Nude도 실제 모델을 보고 그린 것이 아니고,

젊었을때 아카데미에서 그렸던 Nude 스켓치를 보거나

루브르에 있는 그림들의 포즈를 참고하여

상상으로 그린것이다

 

 

 

붉은 소파에 앉은 세잔 부인 1877 

이 작품 속의 의상은 그 당시 유행하던 패션 스타일의 스트레이트 문양

세잔부인은 유행에 뒤질까 봐 걱정하는 여성패션잡지의 충실한 독자였다한다 

 

 A Dream  1932 피카소

'붉은 소파에 앉은 세잔 부인'을  피카소가

좀 더 관능적이고 입체파적으로 그린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파란 옷을 입은 세잔 부인 1885~7

감정이 배제된 , 기하학적 분석을 위한 대상으로서의 초상화

/회화의 원리를 탐구한 세잔의 실험만이 있다

 

수욕도/목욕하는 여인들 1899~1906

" 작품의 한 부분만 보면 거의 추상화에 가까운 거대한 색채의 흐름..."

예술사가 Gottfried Boehmㅡ"인간의 몸을 재현하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세잔이 '수정한' 몸들이 자연과 동화되어 그림에 부여한 리듬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