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

金작가의 one drop, one moment ..

J cash 2014. 6. 24. 01:20

 

 

 

서초동 남부터미널 건너편 우리 동네  골목길...

사람도 별로 안 다니는 주택가 신축 원룸빌딩 1층에

진짜 콩알만한 커피집이 생겨서

누가 이런 데에 가게를 냈나...? 괜히 걱정을 하며

지나 다녔는데...

오늘 저녁 지인과 동네 식당에서 냉면을 먹고 지나다가 무심코 들여다 보니

어..? 유리창안으로 카운터앞에 미술책들이 보인다

 

커피는 즐기지 않지만 지인과 함께 들어가 봤다

 

지나가며 볼 때마다 책을 읽고 앉아 있던 

순하게 생긴  중년티가 나기 시작한 남자가  무슨 커피를 드시겠냐고 묻는다

하하 ..나야  커피 맛을 모르는 사람이라

'아무거나 좋은 걸로 주세요'라고 무식하게 말하고

안쪽에 서너개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콩알 만한 실내를 둘러보니

카운터 한 쪽에 "201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김작가의 단편소설 <피아노>가

당선 되었습니다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라고 써 있다

 

아ㅡ 작가이기 때문에 커피가게 이름도 < 1d1m > one drop, one moment"라고

근사하게 지었구나...

 

한 쪽 벽면에는 10여년 모았다는 시네21잡지들과 문학책들이  빽빽히 채워져 있다

같이 간 지인이 문화예술쪽으로는 박학하신 분이라

'혹시 김태우작가님? '하고 물으니 수즙은 듯 웃으며 맞다고한다

마침 손님도 우리 밖에 없어서 같이 앉아 대화를 나누는데...

신춘문예당선자의 이름을 금방 말할 정도로 문학에 조예가 깊은 지인과

김작가의 대화가 한 참 잘 진행되다가...

나는 끼지 못하고 듣고만 있으니

작가에게 내가 미술관련 블로그를 열심히 하고 계신분이라고 소개하며

대화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하하 나야 얼떨결에 블로그를 시작하였지만

이과공부를 하였고, 평소에  문학을 남의 세계처럼 생각하고 살았기 때문에 

문학에 대해서는 급수를 따질 정도가 못돼서

작가와 대화를 나눌 수준이 안됩니다...

블로그글을 쓰면서도 기본적인 맞춤법, 띄어쓰기도 잘 모르고 

논문 쓰듯이 딱딱하게 단문식으로 쓰기 때문에 

다른 블로거들의 맛갈스럽고 감성적인 표현의 글들을 읽으면 더 쉽게 빠져드는 것 같고...

그렇게 쓰는 분들이 부러워서 

나도 그렇게 쓰고 싶어도.. 이미 굳어서 어렵습니다"라고

겸손이 아닌 솔직한 고백을 하였다

 

다행이 동네에 작가님이 커피가게를 차렸으니..

다 늦은 나이에 블로그 글쓰기를 제대로 하려면  김작가에게

문학 개인지도라도 받아야겠다고 농담을 하였더니...

매주 금요일 저녁 7시에 대 여섯명이 참석하는 북클럽을 하는데...

주로 단편소설이나 짧은 글들을 하고

3개월에 한번씩 장편소설을 한다고 한다

속으로는 한 번 참석해보고 싶으나..하하.. 이제는 잘 못하면 눈치없이

낄 자리도 분간 못하고 나타났다고 핀잔받을 나이라...그냥 내 스타일대로

무식하고 용감하게

글쓰기의 기교보다는 나의 이야기를 쓸 수 있도록이나 해야지...

어디를 끼겠는가...

 

작가에게 미술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으신것 같다고하니...

자기에게 보이지 않던 것들이..

그림에 관한 글들을 읽고 나면..  새롭게.. 보이는 것이 재미있어서

그림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는다고 한다

 

글을 쓰는 작가가 일단  책을 내면,

그것은 독자의 것이 되며 독자가 어떻게 해석하던 그것은 독자의 권리이고

또 그렇게 되야하는데..

우리나라의 문학교육은 독자의 개인적인 느낌이나 해석보다는 

작가가 무슨 의도로 이것을 썼으며,

이것은 작가가 무슨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식으로

교육을 하는 것이 잘 못된 것이라하여...

나도

미술도 화가가 작품을 그리고 나면

관람자가 그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든

그것은 관람자의 자유이고, 관람자의 감상방향에 따라

관람자의 마음속에서 새롭게 재창조되는 것이 아니겠냐고

어설프게 아는 척을 하며 말하였다

 

젊었을 때 째즈카페를 운영했던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해서

자신도 커피가게를 차리게 된 것 같다는 김작가...

어쨌던 서울의 주택가 뒷골목까지

이런 문화예술적으로 고급한 커피집이 생기니...

정말...서울이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도시로 탈 바꿈하나 보다

 

앞으로..작은 공간이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풀을 수 있는 모임의 장소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커피가게 주인 작가의 말에...기대하겠다고 말해주고 밖으로 나왔다

 

문학은.. 남의 세계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내가  

우선 그래도 예의상...

2014년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인 '피아노'를 검색해서 읽어 봐야겠다....

그래야

다음에 김작가를 만나면 대화가 되겠지...하하

 

  

김작가가 직접 커피를 내리고 있다

 

2014년 한국일보 신춘 문예 소설 당선자 <피아노 - 김태우>(42ㆍ서울 양천구)

 

    에드워드 호퍼 자화상....요새 호퍼를 자주 만난다 ㅎㅎ

 

비치되어 있는 미술 책들

달리, 르네 마그리트, 고흐, 프리다 칼로, 클림트, 에드워드 호퍼...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이다...같은 취향인가...?

어이 !  김작가..!! 마음에 들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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